온라인 수업, 모둠 벽트기 활동 - 모둠 이름 정하기
- 우리도 덴마크처럼 '휘게'할 수 있다.
덴마크가 행복지수에서 늘 1, 2위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휘게(Hygge)' 문화라고 합니다. 아늑하고 기분 좋은 상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소박한 일상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을 뜻하는데요.
덴마크 사람들이 첫 월급을 타면 '편안한 의자'를 산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내에서 따뜻한 차나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쉬는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고 해요. 쾌청한 날이 별로 없는 덴마크의 기후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장에서도 우리나라처럼 깡생수를 마시며 급하게 회의를 하지 않고, 동료들과 달콤한 케이크나 과자를 나눠먹으며 따뜻한 분위기에서 여유 있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코로나19로 봄조차 빼앗겨서 마음껏 꽃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을 수 없지만, 우리도 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 먹으면 '휘게 휘게'한 시간을 주위 사람들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1차 지필고사가 끝나고, 첫 번째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모둠을 바꾸면서 따뜻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서 모둠 이름 만들기' 활동에 도전했습니다.
온라인 수업부터 시작한 모둠 벽트기 활동은, 우리나라 명절 민족의 대이동에 버금가는 모둠 단톡방 대이동으로 시작합니다. 4~5명씩 새로 구성한 모둠표를 화면에 띄우고, 먼저 3~4월 모둠장이 만든 모둠 단톡방(오픈채팅방)에 새로운 모둠장이 들어오면 방장을 넘겨주라고 했습니다. 그다음에 아이들은 각자 새로운 모둠 단톡방을 찾아 이동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3~4명씩 학급마다 7개 모둠을 구성했는데, 3명인 모둠이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4~5명씩 6개 모둠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5~6월에 함께 배울 모둠 친구들을 만나면 3월에 그랬던 것처럼 이모티콘으로 첫인사를 나누게 했고, 모둠 이름 정하기를 위한 '12문 12답'을 올리면서 활동의 의의를 말해주었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는 외롭고 힘들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배움은 대화의 즐거움이 있고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니까, 설문에 답을 각자 적어 단톡방에 올리고, 모둠장이 사회를 보며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서 모둠 이름을 만들어 보자."
< 5-6월 우리 모둠 이름 정하기 >
- 친구들이 적은 내용 중에서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조합하거나 응용해서 모둠 이름을 정한다.
<12문 12답>
1. 나는 우리집에서? (장남, 장녀, 둘째, 외동, 막내 등)
2. 나의 혈액형은?
3. 좋아하는 색깔은?
4. 좋아하는 음식, 브랜드는?
5. 좋아하는 동물이나 식물은?
6. 좋아하는 연예인, 운동선수, 존경하는 인물은?
7. 나의 취미나 특기는?
8. 좋아하는 혹은 가고 싶은 장소나 나라는?
9.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영화, 노래, 책은?
10. 나의 장점이나 스스로 마음에 드는 면은?
11. 집에 불이 나면 꼭 챙겨서 가지고 나올 3가지는?
12.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위에서 보는 것처럼 다행히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아 '글렁글렁 강아지'라고 하거나, 5명 모두 혈액형이 O형이라 'OOOOO'로 정한 모둠과 MBTI 결과 모두 성격이 'I'로 시작해서 '귀여운 I(아이)'라고 정한 모둠도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 모둠은 4~5명의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2~3명의 공통점을 찾아서 적어 보고, 그것을 조합하거나 응용해서 창의적인 모둠명을 만들어보라고 말해주었지요.
그렇게 해서 '닭을 좋아하는 고양이', '묵직한 치킨', '최강 엘리트 별빛' 같은 모둠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이 비슷해서 '뭐 하고 놀지?', '70점 이상만'이라고 정한 모둠도 있었어요. 고등학교 첫 지필고사가 끝나서 놀고 싶은 마음과 다음 시험에서는 70점 이상만 받고 싶다는 마음을 나눈 결실입니다.
창의성이 빛난 모둠 이름 중 하나는 '파워레인저'였어요. 초딩도 아니고, 고1 아이들이 왜 이렇게 지었을까요? 역발상이 매우 멋있어서, 모둠장이 발표할 때 "와, 정말 기발하다. 감탄했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도 휘게의 즐거움을 선물해 준 모둠 이름이 있었습니다. 정말 솔직한 건지, 사회생활을 잘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존경하는 인물이 우연히(?) 일치해서 그분의 이름으로 모둠명을 정했다네요. ㅋㅋ 이런 아이들이 모습도 다 받아들이면서, 5월부터 시작하는 모둠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