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을 극복하는 소소한 정신승리 이야기

by 글쓰는 민수샘

지난주에 동해로 짧은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는 비와 바람이 몰아치더니, 도착해서는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로 답답하고 짜증이 많이 나더군요. 동해가 황해처럼 뿌옇고, 설악산이 사하라 사막의 모래산처럼 보였어요. ㅠ.ㅠ 항구에서 웬만하면 잡히는 눈먼 물고기 한 마리를 못 잡았고, 초딩 아들도 멘탈이 나갔는지 좋아하는 낚시를 포기하고 물멍을 때리더군요. 그렇게 펜션에 갇혀 있다가 탈출하듯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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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해서 오랜만에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까, 기분이 차분해지고 축 늘어져있던 정신줄이 좀 팽팽해졌습니다. 같은 교무실의 선생님과 인사하고, 비록 온라인이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밝은 목소리를 들으니까 월요병이 조금씩 치유가 됐습니다. 미세먼지가 사라진 창밖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상쾌했고요.


동해로 떠난 여행이 만족스러웠다면 출근해서 더 힘들었을 텐데, 그 반대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뜻하지 않게 소소한 힐링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코로나19도 그렇고 외부 환경이 나쁠수록 주위 사람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울증에 걸리지 않으려면요. 학교의 아이들과 동료 선생님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교사의 마지막 자존심인 수업에서 멘탈이 무너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날씨 때문에 망쳤던 가족 여행 이야기는 수업을 시작할 때, 아이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했어요. 아무데도 안 가고 집에 있었던 너희들이 승자라고 위로(?)도 해주었지요. 하여튼 어쭙잖은 정신 승리라도 이렇게 월요병을 극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몇 자 적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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