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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May 15. 2021

<스승의 날>에는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를!

  5월 15일, 올해도 저를 기억하고 연락을 해준 아이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학부모님에게도 문자가 왔고요. 졸업을 하고 나서도 '스승'으로 저를 떠올려주어 기쁘지만, 그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부끄러운 마음도 큽니다. 단순히 지식을 알려주는 선생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깨우쳐 주는 '스승의 길'에 이제 막 들어선 기분이 들 뿐입니다.


  그래도 365일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스승의 날이 되면 비로소 수줍게 소리내어 스승으로 불러주는 아이와 부모님이 단 몇 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고 용기를 줍니다. ^^


민수쌤 ! 안녕하세요 ! 오늘 스승의 날이라 연락 드려보아요! :) 고등학교 3학년 코로나 때문에 되게 짧게 느껴졌지만 그 시간동안 민수쌤 덕분에 많이 행복했고 따뜻했었어요 ☺ 좋은 기억 자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대 잊지 못할거에요 ㅎㅎ� 쌤과 함께 한 작년이 너무 그리워요 ㅠㅠ


민수쌤 안녕하세요 저 용인삼계고 재학했던 OO이라고 합니다!! 오늘 스승의 날인데 선생님 생각나서 이렇게 연락드려요 ㅎㅎ 선생님과 함께 동아리도 하고 독서 수업 받았던게 벌써 2년 전이라니ㅠㅠ시간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저는 이번에 고등학교 졸업했고 20살이 되었네요 � 수업 가르쳐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한번 찾아 뵙고싶네요 사랑합니다�❤


  또 오늘 TV를 보다가 '백만송이 장미' 노래가 흘러나와서 무심코 따라 불렀는데, 자막으로 스쳐가는 가사 한 줄 한 줄에 마음을 뺏기도 말았답니다. 심수봉님의 노래도 매력적이지만, 직접 쓴 가사가 이렇게 좋은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답니다. ㅠ.ㅠ 음유시인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를 매년 스승의 날에 듣기로 결심했습니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이 노래를 백만 번까지는 아니지만 수 백 번은 들었을 텐데, 스승의 날이라서 그런지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라는 구절에 심쿵했고,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라는 부분에선 코 끝이 찡해졌어요.


  아마도 오늘 아침, 전교조에서 온 스승의 날 축하 메시지가 생각나서 더 그랬나 봐요. 아이들, 특히 세상과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가 덧나서 생긴 날카로운 가시로 선생님들을 자꾸 찌르려고 하는 아이들을 더 이해하고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습니다. 가슴속에 백만 송이 장미를 키우고 있다가, 아이들에게 가시가 없는 장미를 건네주어야겠습니다.


"상처를 받지만 그것을 사랑으로 돌려주는 숭고한 공정을 하기 위해 교사들은 방과후 모임을 찾고, 연수를 받고, 함께 치유하는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힘든 내적 변형 과정을 많은 교사들이 묵묵히 해내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이 작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겸손없이 교사의 자격을 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오만하고 피상적인 사람들인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

                                            -김현수 님(오늘도 무사히, 교사 상처 저자)의 페북 글 중에서 일부 발췌


상처를 사랑으로 만드는 숭고한 직업, 우리는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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