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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May 19. 2021

덴마크 교사들이 행복한 이유, <삶을 위한 수업>읽기

"이 일이 너무 좋아 교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행복한 나라 덴마크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가 부제인 <삶의 위한 수업>은 사실 '덴마크 교사들은 어떻게 배우는가?'가 더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5월 18일 방과후에 같은 학교의 수업동아리 선생님들과 책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느꼈답니다.



  올해 두 번째 모임인데, 다음날이 휴일이고 방과후에 회의나 행사가 있었지만 분이나 참석하셨어요. 넓은 회의실에서 거리를 두고 앉아 패들렛에 미리 올린 글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자연스럽게 요즘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다 보니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저는 가장 인상적인 구절과 토의 주제를 아래와 같이 올렸어요.


메테 페테르센 선생님의 말 (148쪽)

"내가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고마워하고 존재감을 느끼죠. 모든 10대는 자기를 알아봐 주길 바라거든요. 그렇게 해달라고 소리치지 않을지라도 말이죠."

- 내 수업에서 교사의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 누구인지, 자신의 존재를 알아봐 주길 바라는 아이들이 누구인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덴마크에서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곧 부모의 간섭을 일정 정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는 교사의 의도를 신뢰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압박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자기 재능을 개발할 수 있게 허락해야 한다." (156쪽)

- 성적 향상, 대학 입시에서 성공만을 바라는 부모님, 혹은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까요?



  작년부터 거리두기로 인해 같은 교무실이나 교과가 아니면, 이렇게 길게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배움중심수업동아리 선생님들과 정말 비슷한 생각을 하는 한패가 된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책 속에서 만난 덴마크 선생님들도 모두 훌륭했지만, 우리 학교 선생님들도 각자의 철학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는 멋진 분들이었습니다.


  덴마크 교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을 가르치기 전에 아이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수업이나 학급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소외된 아이가 없는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명 한 명을 다르게 대하는 것이었어요. 교실 속에서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학습자의 삶을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있는 분이었죠.

  이러한 자세는 다른 덴마크인들이 그렇듯이, '어떤 직업을 가져야 내가 가장 잘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긴 시간의 고민을 거쳐 스스로 교사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을 해야 내가 가장 행복할까'라는 것이 정말 부럽습니다. 우리나라는 '연봉과 안정성'이 직업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데 말이죠.

  덴마크 교사들에게 어떤 점이 좋아서 이 직업을 선택했냐고 물으면 첫 번째로 자율성을 꼽는다는 것도 부러웠습니다. 또 9년 동안 같은 학급 담임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교사인 나도 성장하기 때문에, 이 일이 너무 좋아서 교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며 부끄럽기도 했어요.


  같은 아이들을 9년 동안 가르쳐도 늘 새로운 배움을 자율적으로 준비하는 선생님, 30년 정도의 교직 생활에서 단 3~4개 학급의 담임교사로 아이들을 만나면서도 이 일이 너무 좋다고 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저도 더 행복한 교사가 되기 위해 질투심을 도전으로 바꾸는 용기를 얻고 싶었습니다. 같은 학교 수업동아리 선생님들이 서로를 응원해 준다면 도전해볼 만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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