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왔다 갔다, 나의 하루

by 글쓰는 민수샘

아침 8시 20분, 우산을 들고 교문 앞에 서서 등교지도를 했는데

학교 담장에 사과처럼 달린 장미가 예뻤지만 좀 추웠다.

그래서 수업이 세 시간밖에 없는 목요일이잖아, 하고 주문을 외웠다.

수업이 없는 1교시, 교장 교감 선생님을 찾아뵙고 다른 부장선생님과 행정실무사님께도 협조를 구했다.

수업이 없는 2교시, '2021 OO고등학교 혁신학교 종합평가 컨퍼런스 온라인 참관 안내'라는 긴 제목의 공문을 드디어 발송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수업이 있는 3교시, 교실에 혼자 앉아 온라인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지만 혼자만 이야기하는 것은 늘 우울하다.

거리두기로 혼자 앉아 서둘러 점심을 먹고,

내일이면 교생이 끝나는 졸업생 두 아이(?)와 학교 밖에서 사 온 커피를 마시고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수다를 떠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 교사가 더 하고 싶어졌어요. 계속 학교에 남아있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제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했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4교시에는 국어과 선생님들과 우리말, 우리 시 공부를 하니

머리는 재미있었지만 몸이 졸려한다.

이제 6, 7교시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나의 마음이 또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코로나19로 교생실습을 제대로 못하고 돌아가는 제자들보다는 우울하지 않을 것 같다.

내일, 다시 학교에서 만나자는 희망을 담아 편지를 전해주어야겠다.


2021년 5월 27일, 수업이 없는 5교시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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