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과의 본질을 추구하는 수준 높은 수업에 도전하기 위해서, 현대시를 배우는 첫 시간에는 '이것은 시인가, 아닌가?'를, 현대소설을 배우는 첫 시간에는 '소설은 어떻게 小說이 되었나?'라는 큰 질문을 던졌지요.
6월은 수필의 계절로 정하고, 글쓴이의 좋은 땀 냄새가 묻어나는 생생한 체험의 글을 읽고,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직접 수필도 써보는 수업을 디자인했습니다. 첫 시간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직전에 배운 소설과 연결하는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모둠별로 소설과 수필의 차이를 토의하고, 초등학생도 알아듣기 쉽게 정리해서 답변을 제출하는 것이지요. 질문을 하는 사람을 초딩으로 둔갑시킨 것은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인터넷으로 검색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해서 답변하는 것 막기, 모둠에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아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대화하기, 그리고 '초딩에게 우리가 이것도 설명 못 할까 봐. 우릴 무시하시네'하는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ㅋㅋ
아이들이 국어 단톡방에 모둠별로 올린 답변 내용을 보며, 제가 초딩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서로 다른 모둠에게 질문하기도 하면서 수필의 개념과 특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발표를 마치고, 교과서의 수필을 읽으며 우리가 이야기한 수필의 개념과 특성이 어떻게 글 속에 나타나는지 찾아보았어요. 그런데 수필 첫 수업에도 소박한 반전이 숨어있었답니다. 다음 시간에 깜짝 뉴스를 발표했습니다.
"여러분이 지난 시간에 수필과 소설의 차이에 관해 토의한 내용 중에서, 쉽게 정리한 답변 몇 가지를 골라서 쌤이 실제로 지식iN에 답변을 올렸어요. 앞으로 다른 사람들도 여러분의 답변을 보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겠지요~"
별거 아니지만, 교실 속의 배움을 교실 밖의 실제 세상과 연결하는 것은 항상 즐겁습니다. 아이들에게 제가 가진 내공(?)을 몽땅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