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지필고사도 끝나고, 아이들은 곧 성적표를 받아보게 됩니다. 1년 동안 모둠 토의·토론과 퀴즈 등으로 떠들썩했던 국어수업용 단톡방도 이제 조용해지겠지요. 아쉬운 마음에 수업 말고, 다른 말을 하고 싶어져서 학급 단톡방에 '시험 성적에 실망한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메시지 밑에 대한민국의 여권 파워가 세계 2위라는 뉴스 기사 링크와 유럽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소개하는 유튜브 링크도 올렸어요. 저도 살아생전(?) 이렇게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시대가 올지 몰랐습니다. 그야말로 흔한 말로 '한국인이란 것 자체가 힙한 시대'가 된 것이지요.
학교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서 불안하고, 공부 하나로 학생을 평가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싫은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였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교실에 들어가서 단톡방에 올린 메시지를 봤냐고 물어보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여권만 있으면 190개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의 국민이고, 어느 나라를 가도 여러분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면 친절함을 베풀고 물건값을 깎아주거나 덤으로 더 주는 시대에요. 경제력과 매력적인 문화,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와 시민 의식까지 세계인들이 인정하고 있어요. 그러니 더 멀리 더 넓게 바라보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면 좋겠어요."
일단~은 올해 시험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에 저의 말이 잘 전달되진 않았네요. ^^; 그래도 겉으로는 수능 끝난 고3처럼 즐거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우울해하는 아이들이, '그래, 세상은 넓고, 나는 모두가 좋아하는 한국인이야.'라고 생각하면서, 빛나는 대한민국 여권을 쥐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는 미래를 그려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