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대하는 어른들을 위한 책, <소년을 읽다> 추천
지난주에 다른 학교의 선생님들을 만나 배움중심수업 연수를 할 때 <소년을 읽다>의 일부분을 읽어드리고 '근철이(가명)'에 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최근의 읽은 책 중에서 마음을 가장 많이 흔들어 놓은 책이었기 때문에, 제가 느낀 것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선물 받은 책과 음식이 고마워서 선생님의 계좌번호를 물어본 근철이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책이나 간식을 사준 적이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저에게 고마움을 넘어서는 미안함을 표현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물론 저의 선물이 부족한 탓이겠지만요 ^^;
다른 선생님들은 어떠실까, 궁금해서 "별명이 ‘ㅇㅋㅇㄹㅇ’인 근철이는 어떤 아이일까요?" 하고 여쭤봤습니다. 선생님들은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이, 사고를 많이 치는 아이라고 답했지만, 별명을 맞히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책에서 이어지는 부분을 보여드렸습니다.
별명이 '아쿠아리움'인 근철이는 이 책의 저자인 서현숙 선생님이 소년원에서 만난 22살 아이(?)입니다. 중학교 졸업 자격을 주는 수업에서 만나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의 문을 열게 해주고, 작가를 초청해서 환대하고 존중하는 문화적인 경험을 쌓게 해줬던 아이들 중 한 명입니다.
이 눈물겨운 기록은 국어 교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한 책이 되었습니다. 매일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들을 때문에 속상해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읽어도 아주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독서 교육에 관심이 많거나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 근철이와 비슷한 학교 밖 아이들을 자주 만나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겠지요.
제가 만나는 아이들도 소박하지만 꾸준한 환대가 있는 수업을 통해, 고마움을 넘어 미안함으로 예쁜 마음들이 출렁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아이들을 위한 '조건 없는 환대'가 어른 구실의 기본임을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