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읽고 모둠 토의를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의 소설을 읽으며, "우리 선조들이 이렇게 비참한 삶을 살았고 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했다"라고 역사 이야기하듯 토의하면 좋았겠지만, 1970년대 난쟁이 가족의 비극은 2022년에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이들이 <난쏘공>을 읽으며, 가장 약한 존재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소설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고 난쟁이 가족의 전쟁 같은 삶의 매캐한 냄새도 맡아보기를 바랐습니다. 교과서에 '오늘날 이 작품을 어떤 문제와 관련지을 수 있을지, 최근 보도된 신문 기사나 뉴스 등을 찾아 발표해 보자'라는 활동이 있었지만, 저는 조금 더 욕심을 냈습니다.
그래서 '가난으로 인해 한 가족이 삶이 파괴되는 비극'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에 대해 아이들이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들과 작년에 덴마크의 행복 비밀을 탐구하는 독서논술을 한 적이 있어서, 김누리 교수님의 책 제목처럼 '이들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다'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모둠 토의는 아래의 2019년 뉴스 영상을 잠깐 보고 모둠별로 사회자, 기록자, 발표자를 알아서 정하고,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게 했습니다. (아래에 <난쏘공> 모둠 토의 안내 PPT 파일도 공유해요)
저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둠마다 토의한 내용과 기록 방식 등이 다양했어요. 다른 모둠의 발표를 있는 그대로 들으면서 동의할 수 있는 내용에는 공감을, 동의할 수 없는 것에는 의문을 갖는 것으로 만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수업에서 나누는 대화니까요.
하지만 1번 질문에 관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노력하지 않아서,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많이 낳아서, 이기적으로 살지 못해서' 등과 같은 소수 의견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시 모둠 토의 주제로 던져서 논의하게 할까 고민했지만, 여기서 더 나가면 사회 수업이나 '100분 토론'이 될 것 같아서 꾹 참았습니다. ^^;
문학 감상의 목적이 그렇듯이,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겠지요. 1970년대에 난쟁이 아버지가 쏘아 올린 쇠공이 아직 달에 도착하지 못하고 계속 날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 만족합니다. 그리고 저마다 '우리 시대의 난쟁이 가족'에 대해 고민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이 2022년에 <난쏘공>이 저와 아이들에게 던진 작은 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