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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Jul 14. 2023

내가 좋아하는 여행 유튜버의 공통점은?

- '주말에 뭐하지' 여행 유튜버 추천2


내가 좋아하는 여행 유튜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직업이 교사이고 본업(?)이 아빠라서 아이들과 같이 봐도 좋을, 어떤 에피소드는 강력 추천하고 싶은 유튜버이다. 국어 교사라서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유튜버는 가산점 99점 팍팍인데, 가산점 999점을 주고 싶은 추천 1순위는 국가가 아니라 인간을 먼저 보는 태도이다. 

그래서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문화를 여행하는 나라의 경제 수준, 정치 체제, 역사와 종교 등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유튜버는 믿고 거른다. 택시 요금 사기, 무단 횡단, 새치기, 실내 흡연 등을 조롱하는 유튜버도 안녕이다. 내가 초등학생 시절,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일 때 나도 목격했던 일들인데,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처럼 비난하면 불편해진다.

대신 현지인과 대화를 시도하며 궁금한 것은 그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물어보는 여행가가 좋다. 물론 그들의 모든 영상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휴양지에서 만난 미모의 여인, 현지 사기꾼 응징, 경악스러운 위생 상태'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이들보다 백배 낫다. 

이렇게 국가보다 인간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는 유튜버들은 아래 구독 목록에서 볼 수 있다. 유목민, 집시, 힘든 삶을 사는 청년 등을 찾아가서 만나는 나의 최애 유튜버 <노마드 션>과 17시간 노동하는 인도의 릭샤 운전기사와 동행한 <여행가 두이>는 지난 글에서 추천했고, 이번엔 다른 3명을 소개하고 싶다. '비도 많이 오는데 주말에 뭐하지' 특집으로,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캡띤따거

공군 대위 출신이라 '캡틴'이고 중국어에 능통해서 '따거'이다. 중국에서 10대를 보내고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를 나왔다. 최근에는 <노마드 션>처럼 중국 여행을 하고 있는데 같이 공부했던 친구와 친구 부모님, 전여친 등을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따뜻하고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2. 버몬트대공

일본의 전 총리를 닮아서 댓글에서 총리님으로 불린다. 유네스코 주최의 국제 세미나에서 유튜버를 대표해서 발표하기도 했고, 역사와 문화유산의 소개에도 신경을 쓰는 유튜버이다.




3. 재호캉스



공대를 나와 개발자로 일하다 세계 여행을 떠난 초보 유튜버이다. 첫 나라인 인도 영상만 올리고 있는데, 성격이 유쾌하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서 공중파 여행 프로그램보다 몇 배 재미있다. 요즘은 좀 지쳐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도 사서 고생하면서 현지인의 삶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정성이 마음에 든다.



3명 모두 30대 중반의 초보 아저씨라 고참 아저씨인 내가 귀여워서(?) 후한 점수를 준 것 같기도 하지만, 이들이 유튜브라는 도구를 잘 활용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너무 고상하게 나가면 다큐가 되니까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이들의 영상을 보면 특정 국가를 싸잡아 비판하는 댓글이 눈에 띄는데, 유튜버들이 자제를 부탁하는 공지를 올리기도 한다. 나와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정말 부끄러운 한국인이 있듯이, 같은 나라에 살아도 정말 다양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인도 빈민가에도 멋진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네팔 히말라야 포터의 삶의 자세에 감동하기도 한다. 반면 방글라데시 중산층의 삶과 대학생의 꿈이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놀랍고, 중국 상하이에 사는 평범한 가족이 나누는 대화는 며칠 전에 내가 나눈 대화 그대로였다.


우리나라 10대 아이들이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를 아무 생각 없이 복사하기 전에, 괜찮은 여행 유튜브를 보면서 어떤 나라에나 존재하는 빈부격차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문화의 특수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에는 가진 것이 없어도 착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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