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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그 선생님을 추모하며
by
글쓰는 민수샘
Jul 21. 2023
24살, 교직 2년 차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은
2023년 7월 17일 월요일 퇴근하지 않았고
7월 18일 화요일 아이들이 있는 교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그 교실은 창문이 없어 해가 들지 않고 음습한 창고가 딸려 있다고 한다.
그 선생님은 자신이 알려 주지 않았는데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하는 학부모 때문에
2학기에는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동료 교사에게 말했다.
학생들 간의 사건으로 화가 나서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학부모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서 수업을 준비하던 그 선생님은
경력이 많은 선배 교사도 민원 때문에 병가를 내는 학교에서
속으로만 속으로만 '나도 힘든데, 너무 힘든데' 하면서 타들어 갔을 것이다.
교사, 경찰, 군인, 소방관, 사회복지사, 9급 공무원들이 이 나라를 이런 꼴로 만든 것이 아닌데,
사고가 나면 말단 공무원들만 쉽게 끌려 나오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눈물을 흘리고 병원에 입원하고 힘들게 들어온 직장을 떠난다.
이제는 20대, 30대가 된 예전 제자들에게 내가 잘못 말했다고 고백하고 싶다.
"다른 사람을 돕고 살자. 최소한 피해를 주지 말자."라고 강조했지만
"이 세상이 이런 것은 너희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자책하지 마."라고 다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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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분야 크리에이터
작가, 시인 꿈나무.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며 배웁니다. 연락은 kori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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