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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Sep 06. 2023

정년을 1년 앞두고 떠난 선배 선생님을 추모하며

저와 가장 가까운 이웃 고등학교에 근무하셨던 선생님.

자주 지나가던 학교인데 처음으로 멈춰서 정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수십 개 근조화환에 적힌 문구로 선생님의 삶을 따라가다

국화 한 송이 올리고 추모의 글을 드리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선생님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쪽지들이

어제 내리는 비에 젖자 선생님이 가르치던 아이들이 달려와

비닐로 감싸주었다는 말도 전해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누구보다 좋은 체육 선생님이었습니다',

'내년에는 꼭 배드민턴 우승 트로피 들고 올게요. 사랑합니다' 라는 재학생의 글과

'선생님, 부디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세요'라는 2016년 졸업생의 글을 읽으며

그 누구만의 자식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 흘리셨을 선생님의 땀과 눈물을 보았습니다.

정년 후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셨을 선배님.

모든 책임을 홀로 짊어지고 떠난 선배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다른 후배 교사가 먼저 적고 간 마음으로 대신 전합니다.


"선생님, 늦었지만 후배들이 더 애써 보겠습니다.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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