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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Oct 09. 2023

팀 빌딩, 모둠 세우기 활동의 감동

- 네임 텐트 만들기, 인정과 칭찬 실습

 '인터널 코치' 육성 과정의 두 번째 후기는 익숙한 그 활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한 활동은 자기소개하기였는데, 직접 A4지를 접어서 이름표를 만들어서 하다가 고급(?)스러운 네임 텐트를 받으니 대접받는 기분이었다. (30매에 6,000원이니 학교 예산으로 살만하다.)

  강사님은 먼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과 '앞으로 만들고 싶은 나의 삶'을 동물로 비유하고 그 이유를 적어보라고 했다. 우리는 다른 종이에 적었지만, 네임 텐트 용지의 뒷장에 있는 두 개의 네모 칸에 동물 이름과 이유를 적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과거는 '어쩔 수 없이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었으나 따뜻한 체온을 나눈 존재들이 많았다'라는 의미로 '황제펭귄'을, 나의 미래는 '느긋하고 온순하지만 육식동물이 공격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하마'를 선택했다. 이러한 은유 기법은 우뇌를 활성화해서 참가자의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고 서로 비교해 보면서 흥미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다음에는 앞에 앉은 선생님에게 과거와 미래를 표현해 주는 동물을 소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의 이름표를 만들어 주었다. 동물 이름 두 가지를 넣은 문장을 적고 이름표인데, 그림과 채색의 욕구를 자제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함께 웃었다. 나는 앞에 선생님에게 '동굴로 숨던 미어캣에서 자유롭게 비상하는 알바트로스로!'를 선물했고, '온기를 나누는 황제펭귄에서 푸근한 품을 내어주는 하마를 꿈꾸는'이란 멋진 수식어를 선물 받았다. 



  이번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했던 '인정·칭찬 실습'이었다. 네임 텐트와 마찬가지로 처음 해보는 활동은 아니었지만, 역시 '누구와 언제 하는가'가 더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복잡한 규칙이나 특별한 도구, 경쟁심을 부추기는 상품이 없어도 괜찮다.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나누는 시간을 먼저 가진 후에 인정하고 칭찬하는 글을 적어 선물한다면 더 많은 감동을 나눠 가질 수 있다고 느꼈다. 

  예전에 해본 활동은 제시된 인정 단어 중에서 몇 개를 선택해서 포스트잇에 적고, 서로의 몸에 붙여주고 이유를 말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스티커 라벨지에 인정 단어를 넣어 문장으로 적어서 편지를 쓰는 것처럼 더 몰입하게 되었다. 




  한 사람씩 앞에 나와 의자에 앉고,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인정과 칭찬의 글을 적었다. 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강점을 발견하고 칭찬하는 마음을 듣고 선물을 받으니까,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였고 드라마 촬영장에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기분도 들었다. 


  이렇게 교사 연구년은 내게 특별한 선물 하나를 더 주었다. 어떤 선생님은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대사인 '너, 나의 동료가 되어라!'로 끝나는 마음의 선물을 받고 눈물을 훔치면서 감동의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내 욕심도 커졌다. 모둠을 바꾸기 전에 마지막 활동으로, 한 학기나 한 학년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아이들과 다른 선생님들과 이 활동을 꼭 하고 싶다. 손 편지를 쓰지 않는 시대라서 특별한 기억으로 더 오래 간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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