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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수샘의 장이불재 Nov 28. 2023

영화 <서울의 봄>의 진정한 주인공, '김오랑 소령'

- 짧은 관람 후기


  2023년 11월 28일, 영화 <서울의 봄>을 본 200만 명 중 한 명이 되었다. 1,000만 영화가 되기를 바라면서 짧은 후기를 남긴다.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역할을 맡은 정우성 배우의 연기를 보며 같이 분노했고, 부인과 마지막으로 통화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흐르려고 하는 걸 겨우 참았다. 그의 연기 인생에 정점을 찍는 순간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다. 올바른 신념과 인성을 지닌 자연인 정우성도 무척 좋아하지만, 배우로서도 최고 중의 최고가 될 것 같다. (아, 황정민 배우의 미친 연기력은 대중이 당연하게 여기니까, 오히려 그게 손해인 것 같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정해인 배우가 연기한 김오랑 소령의 죽음이다. 12.12 쿠데타를 다룬 역사 자료나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알고 있는 죽음이었지만 눈앞에서 생생한 현장을 마주하니 나도 심장 박동수가 마구 치솟았다. 김오랑 소령의 생전 모습과 정말 닮은 표정과 눈빛이었기 때문에, 특별 출연을 결정한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12.12 군사반란과 김오랑 소령의 나무 위키에 다시 들어가 봤다. 12.12 쿠데타 당시 진압군에서 2명이 사망했고, 전두환이 동원한 반란군에서 오인사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 영화에서처럼 치열한 교전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비서실장으로서 자신의 직속 상관인 특전 사령관을 홀로 지키다가, 6발의 총탄을 맞고 전사한 김오랑 소령은 자신이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그럼에도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반란군에 맞서 총을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다가 한 명의 죽음이 지닌 엄청난 무게가 느껴져서 구석에 있는 의자를 찾아 잠시 앉아있었다. 김오랑 소령을 살해하며 손에 피를 묻힌 쿠데타 세력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서 더 많은 피를 묻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도 뉴스에 단 한 줄 나왔다가 사라지는 단 한 명의 억울한 죽음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오랑 소령의 성장 과정과 마지막 선택, 그리고 부인의 비극적인 죽음까지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나도 김오랑 소령의 맑은 눈빛을 계속 기억하며 살고 싶다. 그처럼 용감하고 명예롭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면서 단 한 명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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