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수샘의 장이불재 Nov 24. 2023

소통과 협력을 거부하는 동료를 대하는 방법은?

- 게임 이론의 '정의파'와 '막가파'


  '소통과 협력을 거부하는 동료가 있다면 어떻게 할까?',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 이런 질문을 붙들고 교사 연구년 최종 보고서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한 김태형 님으로부터 게임 이론에 관해 듣게 되었고, 관심이 생겨서 '5분 뚝딱 철학'이란 개인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에서 게임 이론을 더 알아 보았다.



  게임 이론은 정치학, 경제학, 생물학에서 주로 활용되는데,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응용한 실험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에 미국 미시간대학 로버트 액설로드 교수는 전략 리그전을 개최한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수학자, 심리학자, 경제학자들이 만든 16개 팀이 참가했고, 팀마다 다른 전략 프로그램으로 가지고 모든 팀과 한 번씩 경기해서 점수를 합산했다.

  16개 팀 중에서 어떤 전략을 사용한 팀이 우승했을까? 바로 ‘팃 포 탯(tit for tat)’ , 즉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전략을 사용한 팀이 우승을 했다. ‘팃 포 탯(tit for tat)’은 상대가 자신에게 한 대로 갚는 맞대응 전략을 말한다. 게임 이론에서는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팀을 ‘정의파’라고 부른다.

  정의파의 전략은 간단하다. 처음에는 일단 협력하고, 두 번째부터는 상대의 선택을 그대로 따라 한다. 상대방이 협력하면 나도 협력하고, 상대가 배반하면 마찬가지로 배반한다. 그러다 상대가 다시 협력하면, 또다시 협력하는 것이다. 정의파는 이러한 전략을 사용해서 무조건 협력하는 ‘천사파’, 무조건 배신하는 ‘막가파’, 협력하는 척하다가 배신하는 ‘사기꾼파’, 상대가 한 번 배신하면 그다음부터는 끝까지 배신하는 ‘원한파’, 그리고 선택을 랜덤으로 해서 가장 골치 아픈 '오리무중파' 모두를 이길 수 있었다.



  학교를 비롯한 다른 조직에서도 정의파의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이 다수가 되어야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의파는 ‘먼저 배반하지 않는다, 협력하면 나도 협력하고 배반하면 나도 배반한다, 응징과 용서를 확실하게 한다, 자신의 전략을 노출한다’라는 특징이 있다. 이것을 '다른 동료와 관계 맺기 전략'으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다.


 1. 내가 먼저 협력한다. - 동료에게 기꺼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고민할 필요도 없고 불필요한 갈등도 일어나지 않는다.

2. 상대의 태도에 따라 다르게 대한다. - 협력적 태도를 보이는 동료는 더 적극적 으로 협력하고, 반대의 경우는 무시하거나 조직 전체에 피해를 주면 공론화한다.

3. 상대의 태도가 바뀌면 협력한다. - 비협조적이던 동료가 협력하는 태도를 보이면 나도 주저하지 않고 협력한다.

4. 나의 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 - 상대가 나의 태도에 적응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행동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하다.


  물론 이런 태도가 불변의 법칙은 아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 천사파로 지내다가 크게 상처받아 원한파가 될 수 있고, 막가파로 살던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아 정의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이론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균형적 상태에서 어떤 전략이 모두에게 가장 유리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한 마을에 천사파, 정의파, 막가파, 사기꾼, 원한파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리무중파까지 섞어서 경쟁하며 배신하기도 하지만, 전체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며 공존해 온 것이 인류의 생존 전략이었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본 정의파가 될 것인지, 다른 태도를 택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자신의 직 생활을 멀리 바라보고, 지금 근무하는 조직 구성원 전체로 시야를 넓힌다면 어떤 전략이 유리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구성원이 모여서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공동체의 약속을 함께 만드는 시간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싶다. 이런 자리를 통해 정의파가 탄생하고,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정의파들이 뭉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다른 세력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민주적인 소통의 자리가 많아지고, 협력을 통해 모두가 이익을 얻는 경험이 늘어난다면 조직 내에서 최소한 '사기꾼, 원한파, 오리무중파'는 사라질 수 있다. 특히 마을이나 국가 단위에서는 어렵겠지만, 한 조직 내에서 정의파가 연대하막가파도 협력 것이고 천사파도 막가파에게 이용만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한번 외쳐보면 어떨까? "우리 조직의 정의파여, 단결하라!"

 


https://www.youtube.com/watch?v=pLszwgf9u-M&t=253s






작가의 이전글 수능으로 힘들었던 아이들에게 '이영표 선수' 이야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