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교사로 행복하게』를 받았습니다.

- 남은 일은 계속 춤을 추는 것뿐...

by 글쓰는 민수샘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그런지, 글이 잘 안 써지고 새로운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들춰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생뚱맞게도 '춤바람'이 들고 말았어요. 무도장에서 추는 사교춤이나, <더 글로리>에 나오는 '망나니 칼춤'은 아니니 걱정하진 마시고요.

제가 빠져버린 것은 '운명과 배움이라는 춤'입니다. 『미움받을 용기2』에서 청년은 철학자에게 운명적인 사랑에 관해 묻습니다. 철학자는 '운명의 상대'는 찾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로지 눈앞에 있는 짝과 '지금'을 춤추는 거지. 아들러는 춤을 '두 사람이 함께 참가하는 놀이'라고 해서 아이들에게도 널리 권장했네. 사랑과 결혼은 바로 둘이서 추는 춤과 같은 거라네. 어디로 갈지 생각하지 말고, 서로 손을 잡고 오늘이라는 날에 행복을 느끼며, 지금이라는 순간만을 직시하고, 빙글빙글 쉬지 않고 춤을 추는 걸세. 두 사람이 오래 춤을 추며 그려낸 궤적을 사람들은 '운명'이라 부르겠지.


강조되어 있는 구절이 특히 좋았습니다. 운명이 내게 찾아와서 내가 그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듯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다 보면 자기 손으로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혔습니다.

우치다 타츠루의 『교사를 춤추게 하라』에서도 교사들에게 춤추기를 멈추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고 교단에 서게 된 교사를 '이미 시작한 게임에 늦게 참가한 플레이어'라고 부르면서, 늦게 참가한 플레이어가 게임을 계속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계속 춤추기'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 춤은 바로 교사의 배움입니다.


배우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도 똑같습니다. 곡을 듣고 그 흐름을 타는 것, 왜 이 곡인지, 왜 제대로 추지 않으면 안 되는지, 춤을 멈추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도 소용없습니다. 생각하면 발이 멈추고, 발이 멈추면 게임이 끝납니다.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제대로 춤을 추고 있는가'뿐입니다.


10년 전쯤 수업을 모둠활동 중심으로 바꾸게 되면서 저를 아이들 앞으로 이끈 것은 '발'이었습니다. 고민이 너무 많거나, 아무 의욕이 없을 때도 저의 두 발은 교실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게임은 시작되고, 저는 어떤 플레이라도 해야 하는 운명의 주인공이 되어서 '그래 일단 눈앞에 있는 아이들과 춤을 춘다는 생각으로 스텝을 밟자. 머리가 아니라 발이 이끄는 데로 움직이자'라고 마음을 먹었지요. 아이들의 말과 행동, 표정과 몸짓에 반응하며 움직이고 호흡을 맞췄던 것 같습니다.


'리듬 속에 그 춤'을 멈추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그 춤에 박자를 맞추듯 키보드를 두드려서 완성한 책의 무게와 감촉, 향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발이 이끄는 춤을 추며 뒤늦게 머리에 떠올랐던 부족함과 후회를 다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춤바람이 선사한 즐거움은 최대한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생은 교사로 행복하게』를 읽은 분들도 춤바람이 나서 발가락부터 들썩이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방금 받은 따끈따끈, 아니 시원한 저자 증정본입니다. 189쪽이라 부담스럽지 않아요. 중간에 '민수샘의 행복한 편지'들도 들어있답니다. 주문하신 분께도 최대한 빨리 도착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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