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배움중심수업 출강 후기
지난 금요일 오후, 오랜만에 '모두가 행복한 배움중심수업 만들기'를 주제로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 연수를 하고 왔다. 경기 북부의 고등학교라 꽤 먼 거리였지만, 한 달에 한 번 주제별로 강사를 초빙해서 수업에 관한 연수를 하는 학교라 '나도 가서 배우고 오겠다'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다녀왔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의 철학과 수업디자인 원리를 소개하고,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인문계 고등학교의 실정에 맞게 실천한 사례를 말씀드렸다. 중간중간에 모둠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도 실습했는데, 과목 이름으로 2행시 짓기에서는 '사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이 금방 사회 선생님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회가 어렵니?
(회)사도 어려워!
마지막 활동은 릴레이 시 쓰기 활동이었다. 1시간 30분 남짓 연수에 참여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활동이다. 각자 첫 줄에 '모둠활동은 OO이다'로 첫 행을 적은 후에 옆으로 넘기면, 다음 사람이 뜻이 이어지게 두 번째 행을 창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간이 부족해 3행시로 끝났지만, 모든 작품이 멋졌고 특히 '윷놀이'에 비유한 작품이 재미있었다.
모둠활동은 윷놀이다. (모 or 도)
모두가 함께하는, 희노애락이 녹아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니 윷을 던져보자!
연수를 마치고, 가장 경력이 많은 한 분과 가장 적은 한 분에게 <이번 생은 교사로 행복하게> 책을 선물로 드렸다. 경력이 가장 많은 선생님께서 다른 '아기 선생님'에게 책을 양보하시는 모습도 흐뭇했다. 선생님께 드리는 문구는 아래처럼 적었다.
남아있는 교사 생활도 '굳이' 공헌감을 실천하면서 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아이들과 동료를 위해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공헌감을 '가끔' 실천하면서 더 행복한 학교 생활을 만들어 가시길 응원합니다.
여기에 내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세상에는 뛰어난 선생님들이 많고, '이렇게 수업하면 성공한다'라고 강변하는 연수도 참으로 많다. 그런데 이런 사례를 '반드시, 자주' 실천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따라 하는 것은 금방 지치기 쉽고 위험한 측면도 있다.
대신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수업 준비를, '가끔'씩 하면서 자존감을 높이면 좋겠다. 설령 아이들이 선생님의 마음을 몰라주고 잘 참여하지 않더라도, 애초에 대가를 바라지 않았고 똑같은 반응을 기대한 것이 아니니까 상처받을 일도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는 훌륭한 선생님이 많은데, '굳이' 나에게까지 '가끔' 연수 요청이 오면 계속 행복한 마음으로 무조건 달려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