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전 총리님을 추모하며
2002년의 봄이었다
교사 발령을 받고 구름 위를 날아 학교에 갔지만
3월 내내 천둥과 번개가 몰아쳤고
4월에는 태풍과 홍수에 몸이 젖고 영혼이 날아가 버렸다
가장 길었던 2002년 4월 어느 날
교무실 책상 위에 그 편지가 놓여 있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적힌
나의 이름을 5번 불러주었을 때
다시 고개를 들고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자긍심과 소명의식, 21세기 지식 정보화 시대라는 말보다
나를 선생님으로 5번 불어주었을 때
아직 출발선에 서있다는 감각이 찡했다
2003년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이메일을 받고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저장해 놓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결승선이 저 모퉁이로 보이는 지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신 나라로
이해찬 전 총리님이 떠나가셨다
교사, 공무원, 노동자, 농민, 주부, 학생
한 명 한 명이 도구, 대상, 숫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존중받는 세상을
이만큼이라도 누리게 된 것을 감사드린다
이해찬 총리님,
구타와 고문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