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본질을 위한 원격교육
코로나와 함께 살기 시작한지 1년 반이 되었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분야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비대면 문화가 도입되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을 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사람들을 안 만나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했지만 디지털 도구들이 그 간격을 매우면서 오히려 비대면에서 오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는 것 같다.
제안 심사를 하기 위해서 늘 가던 장소에 가도 이제는 원격으로 발표를 하고 스피커로 질의응답을 한다. 왠만하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원격으로 필요한 회의를 하기 때문에 이동에서 오는 피곤함도 줄였고, 외국 파트너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만나지 않으니 당연히 사람사이에 주고 받던 출력된 종이 대신에 파일로 전달을 하고, 보안이 까다로운 회사의 출입 절차도 경험하지 않아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강의실에서 하던 교육이 원격으로 진행되어서 이동의 피곤함도 줄어들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에너지도 줄어들어 좋다. 예전 같으면 4시간 수업하려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모두 쏟아야 했지만 이제는 4시간 수업에 절반의 에너지만 있어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오히려 강의실 수업에서 느끼지 못한 경험들을 하게 되어 재미있다. 예를 들어서 40인치 모니터를 사용해서 수업을 하다보면 오히려 교육생들 얼굴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설명하는 내용에 따라서 이해정도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보통 강의실 앞에는 열심히 하는 분들이 긍정적인 퍼포먼스를 하기 때문에 모두가 잘 따라온다는 착각을 하게되는데, 원격교육은 모두가 동일한 거리에 있다보니 한명한면 표정을 확인하기 좋다. 그러다가 집중을 안하는 교육생이 있으면 갑자기 질문을 해서 당황하게 하는 것도 원격교육 강사의 재미거이다.
디지털 교육을 하다보니 강의실에서도 평소에 많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려고 했었다. 커피 쿠폰을 걸고 퀴즈라도 하면 모든 교육생이 진지한 자세로 퀴즈에 참여하고 반응형 조사를 해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도 하고, 교육생 이름 선택기를 이용해서 발표를 하면서 나름대로 액티브한 교육을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코로나로 감자기 원격으로 교육을 하려니 처음에는 많은 당황을 했던거 같았다. 아무리 목소리를 크게해도 상대방에게 내 열정이 전달이 될까... 실습수업인데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못 따라오면 어떻하지... 나는 설명하는데 카메라 꺼놓고 다른 거 하지는 않을까... 등등 걱정때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원격수업이 더 교육효과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다양한 교육을 통하여 확신이 들었다.
바로 디지털의 특성을 이용하면서 부터다...
집에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집에서 수업을 하는 것을 보면 선생님도 힘들고 학생들도 힘들다. 네이버 지식인에서 학생들 구글 분야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고 있는데 아직도 많이 올라오는 질문이 '구글 미트로 수업할 때 게임하면 선생님이 알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알수 있다고 하고 싶지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준다. '선생님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세요~'
수업에서 하는 수업을 그대로 카메라를 통해서 학생들 모니터에 전달이 되니 학교 수업도 싫어하는데 모니터를 통해서 전달되는 학교 수업이 재미있을리가 없을 것이고, 출석만 부르고 잠자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나는 정말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교육은 교육이다. 즉, 배우는 것은 힘들고 어렵다. 업무에 도움이 되고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늘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은 잘 설명하고 알려줘야 하는 것이 의무이고 책임이다. 기술교육이다 보니 좋은 이야기만 하고 좋은 사례만 이야기하고 끝을 내면 교육생들 뇌리에는 좋은 이야기였어 라는 생각만 나지 실제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학습은 남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생을 참여시키는 쌍방향 교육을 하게 되었다.
일단, 원격교육에서는 강사도 말을 하지만 학생들도 많이 하게 해야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원격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미네르바 스쿨도 모두 학생들 토론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교수는 학생들 이야기의 방향을 고쳐주고 평가를 하지 토론에는 관여하지 않고 마치 사회자처럼 수업을 이끌어 갔다. 두번째로는 학생 수준에 따라 추가적인 실습을 제공한다. 원격교육 특성상 실습을 완료하지 못하면 다음 스텝으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쉬운 수준으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다. 실력이 되는 교육생은 다른 응용과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수업시간에는 따라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케어했다. 세번째로는 출석대신 평가로 대체했다. 과거에는 수업에 들어올때 싸인하고 수업 끝나고 나갈 때 싸인하면 이수가 되었지만 이제는 수업을 듣는 것보다 평가를 통과해야지 이수를 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더니 한명의 낙오자 없이 과제를 제출한다. 특히 원격이다 보니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혼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교실이라면 조교라도 다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각자도생이다.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집중도는 올라간거 같다.
학생이 많으면 교실 수업이 힘든 것처럼 온라인 수업도 힘들다. 스트리밍으로 몇백명이 들을 수 있는 것을 디지털 학생의 장점으로 이야기 하지만 소통하면서 수업하려면 많은 인원은 어려움이 동일하게 생긴다. 교수자들이 기존의 파워포인트 중심의 설명보다는 참여형으로 수업을 바꾸면 교수자도 재미있고 학생도 재미있는 수업방법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모두가 힘들지만 좋은 위기를 낭비하고 있지 않는지 한번 뒤돌아 봤으면 좋겠다. 세상은 변화했고 이제는 과거의 세상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는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좋은 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