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반할 지도]

<해동지도>_경상도, 경산, 대구 지도들

by 낭만지리 굴비씨

해동지도는 이전에 소개한 광여도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필사본으로 회화식의 조감도 형태로 그려진 점에서는 동일하겠지만

경상도 전도가 있다거나 지역의 인문지리 정보를 뒷면이 아니라 지도 외곽에 적어 넣는 점에서 적잖은 변화를 볼 수 있게 된다.


지도의 핵심은 정확도에 있다고 할 것이나 이것은 대체로 근대 지형도에 한정된다. 동일한 축척의 위도 경도를 따지는 지도는 대항해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지도의 특징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집어넣는가에 있다. 특히 이러한 거대 분량의 전국지도는 통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비로소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330여 개 + 몇 개의 전국 군현을 관리하려면 한 장에 그 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한 법이다. 최초에는 지리지를 만들고 지도를 따로 만드는 방법을 택했고, 18세기에 이르게 되면 두 자료를 합쳐서 지역을 한 방에 이해하려는 이와 같은 미적인 요소가 떨어지지만 번잡스러운 외곽을 꽉 채운 지도가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형태는 김정호의 청구조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지면의 한계로 인해 세금 인구 토지수 특산물 정도가 들어가는데 그쳤기에 각 지역에서는 별도의 읍지를 사적으로 만들어가게 되었다. 사찬지리지에 조상과 지역 인물이 빼곡히 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1750년을 전후한 지역의 실상을 알기 쉬워지고 각 지역에서 지도의 위 방향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된다. 북쪽이 지도 위로 향하는 게 상식인 요즘이나 지도 위는 가장 중요한 지역의 풍수의 핵심인 진산이 위치한다. 따라서 어떤 지도는 동서남북이 뒤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아직 오방색은 등장하지 않는다. 곧 정상기 가문이 동국지도라는 다른 차원의 지도를 들고 세상에 나올 참인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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