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_ 어머니의 후회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
+ 30대 노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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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머니께 여쭤본 적이 있다.
나 어릴 적 두 분의 노후 준비를 가장 어렵게 한 게 뭐였느냐고.
그랬더니 적은 수입에 자식들 공부시키랴, 밥 먹고 살랴 아무리 아낀다고 아껴도 여윳돈이 없었던 게 힘들었다고 하셨다. 아무리 아껴도 돈이 없다니. 그럼 가난한 사람들은 다 노후에 빈곤으로 거리에 나앉는 수밖에 없는 걸까? 또다시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뜻밖의 대답을 하셨다.
어머니 :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노후에 할 수 있는 일을 배울 걸 하는 후회가 많이 돼. 돈을 벌 수 있는 일, 기술 같은 거 말이야. 돈을 많이 버는 기술이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그냥 생활비 정도만 벌더라도 나이에 구애받지만 않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능력 하나 만들어놓을 걸 하는 아쉬움이 커. 가난할 때는 그게 노후 준비 같아. 그때 생활비가 쪼들려도 어떻게든 그것만큼은 미리 준비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게 제일 후회가 돼.
일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을 때 맞이하게 되는 인생은 뻔하다.
현재 50대 후반, 60대가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소득은 적고 일은 고된 요양사나 경비, 청소다. 그마저도 자리가 넉넉하지 않다. 모집을 자주 하는 일자리는 근무환경이 상식 밖인 경우가 적지 않다.
주변 아주머니들이 환갑 치를 나이에 그런 일을 나가시면서 얼굴에 진하게 그늘지는 걸 보면서 그곳은 피해야 하는 길이라는 걸 알았다. 그렇게 사는 인생이 지금 겪는 불행보다 훨씬 더 우울하고 불행하다는 건 부모님을 통해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 생활비가 쪼들린다느니~ 여유가 없다느니 하면서 직업 찾기를 뒷전으로 밀어둘 게 아니다. 그때 뭐라고 하면 되지 뭐 하고 쉽게 볼 것도 아니다. 그거 때문에 인생 한숨과 그늘진 얼굴로 사느냐 마느냐가 정해질 판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일자리를 미리 알아보는 건 정말이지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