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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May 25. 2021

52. 보험, 꼭 가입해야 할까?

ⓜ 돈관리 기본은 원래 간단하고 쉽다 ◆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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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단번에 빈곤이라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질병과 사고다.


그래서 가난하다면, 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돈 많은 부자들은 보험이 없어도 큰 문제가 없는데, 가난한 서민은 대부분 그럴 돈이 없다. 그러니 보험에 도움이 더 필요하다.


아무리 3~5달 치에 비상금이 있고, 어느 정도 집에 여유가 있다고 해도 중병이나 사고 등 큰 문제 1방이면 중산층이 서민으로, 서민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다 못해 그걸 돕는 가족들 인생까지도 어려워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럴 때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이 보험이다.


그렇다면 서민은 무조건 보험에 가입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보험은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치 않을 때는 가입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힘든 상황을 그대로 겪으면 되고, 문제가 안 생기면 그냥 무탈히 살면 된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미래에 질병과 사고를 겪을지 말지를 모르니까. 조그맣게라도 대비책은 세워놔야 하지 않을까?


사고를 당하고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서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말을 듣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내게 발생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부터 내가 실제로 봤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내가 20대 때 보험가입을 하지 않은 부잣집 아들(D)을 만난 적이 있다.

D는 내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돈 관리하는 걸 도와달라며 연락을 해왔다.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그의 가족은 모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가족 전체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그러다 나중에 큰 병 걸리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병원비도 병원비지만, 퇴원 후에도 추가 치료며 병간호로 돈이 많이 나갈 텐데.” 그러자 D가 말했다. “병원비로 1억이 나와도 문제없어요. 그 정도 돈은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납득했다. 돈이 정말 많으면 보험이 필요 없다는 걸.


그리고 어머니 친구 딸이었던 P.

어머니와 함께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리 수술을 받고 입원하게 된 P의 병문안을 갔다. 어색한 기분으로 P의 병실에 도착했을 때 심신의 안정은커녕 한숨만 푹 내쉬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가 보였다. 보험도 들지 않았는데 뜻밖에 수술비와 길어진 입원 기간으로 인해 병원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했다. 왜 그동안 보험 하나도 들지 않았냐고 물으니 P는 “이렇게 사고가 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지금까지 우리 가족들은 심하게 아프거나 사고가 난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라고 했다. P의 가족들은 모두 그런 불의의 사고가 자기들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다고 했다. 다행히 중산층에 속했던 P는 병원비 때문에 집안이 휘청거리지는 않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돈 걱정을 해야 했다. 좋은 것만 먹으며 마음 편히 쉬어도 모자랄 판에… 안쓰러웠다.


가난한 서민은 더하다.

어머니 지인 분 중에는 돈이 없어서 병원비 걱정에 아파도 검사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병을 키우신 경우가 있다.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그러다 직장을 잃고, 가족이 돌봐줘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손의료보험이 있기는 했지만, 중병이라 그것만으로는 원활한 치료가 어려웠다. 환자도 보호자도 모두 힘들어지는 상황. 병원비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하나, 남에게 손을 벌려야 하나 이래저래 빚을 지게 될 판이니 환자, 보호자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미 가난한데 더 힘들고 가난한 상황에 놓이는 그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건강 문제로 비용이 얼마가 나오든 감당할 수 있는 재력가가 아니라면, 특히 좀 가난한 편이라면 최소한의 보험은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무래도 보험을 가입을 가장 망설이게 하는 이유는 한 번도 아프지 않아서 보장 한 번 못 받고 보험료만 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일 듯하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보험을 삶에 울타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도둑이 들어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자신의 안전을 위해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나. 그러니 나도 질병, 사고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울타리 하나 정도는 쳐놓자는 생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거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가 터지면 보험에 도움으로 내 생활에 안전을 지키고, 반대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어서 보험 혜택을 받지 않게 된다면 건강한 삶에 대해 “감사합니다! 제게 이런 대단한 축복을 주셔서!”라고 좋게 생각하면 될 일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 달에 보험료 5~10만 원 아깝지 않다. 매달 그 돈만 내면 중증 질병 혹은 상해로 인해 발생되는 병원비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으므로 걱정을 크게 덜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오히려 내가 질병을 앓고 있기도 하고 주변에서 문제가 터지는 순간 울타리가 없으면 그 안에 있는 집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보고 나니 울타리가 허술한 건 아닌가 그게 더 신경 쓰인다. 그리고 건강한 덕분에 보험금을 한 번도 타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병에 걸려서 몸이 상하고 보험금을 타는 것보다 무조건 더 이득이니 하나도 아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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