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나는 뜨.아.를 마셔>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이 되어라.”
그 한 문장이, 아직 세상이 낯설던 내 마음을 흔들었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우연히 어떤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모여 앉은 자리,
강사님은 유명 인물들의 사진을 하나둘 띄우며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 이 사진 속 인물들을 알고 있나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박지성 선수였다.
강사님은 박지성의 이야기를 조용히 풀어내기 시작했다.
2002년 월드컵의 영웅.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선수.
하지만 그보다 더 깊게 다가온 이야기는 따로 있었다.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하는 게임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종종 박지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유럽 무대에선 안 통할 거야
“맨유엔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드리블도, 감각적인 골도 많지 않았던 그는
늘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움직였다.
그런 그를 두고 퍼거슨 감독은 말했다.
“맨유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다.”
카를로스 테베즈 역시 이렇게 말했다.
“지성이 덕분에 우리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누군가 골을 넣기 위해 달릴 때,
누군가는 그 골을 위해 뛰어야 한다.
그는 늘 그 ‘누군가’였다.
눈에 띄지 않게, 하지만 그 누구보다 뜨겁게.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축구의 에스프레소 맨.”
짧지만 진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강하게 남는 존재.
쓴맛 끝에 정신을 깨우는 농도 깊은 사람.
항상 뒤에서 기반이 되어 주는
그날 이후,
사람들을 볼때 마다 뒤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
이 사람도 에스프레소 같은 존재겠구나
은은하게 모든 사람들의 존재를 뒷받쳐 주고 있구나라며
존재가치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