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좋아하는 일

<나에게 하고 싶은 말9>

by 고다령

어릴때부터 너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는 말을

학교, 학원, 집...

어딜 가나 항상 들어왔다.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아라는 거야

찾아줄것도 아니면서 말이 쉽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가 현실성 없고 그냥 허투로 하는 거 같았다.


최근들어 그 이야기를 듣고 산다는 것은

정말 나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에 내가 저쪽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만약에 내가 반대쪽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만약에 내가 인간 취급도 못받는 세대에 태어났다면

.

.

내가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도

우리 부모님 영향이 크다.

너는 아직 어려울줄 모른다.

너는 더 힘들어 봐야 된다. 등

어른들은 지금 내 상황에 불평하면

이런식으로 반응하셨다.


옛날 고고학자가 해석한 글이 생각이 났다.

기원전 1700년 경 고바빌로니아 시기 수메르어로 쓰여진 점토판을

열심히 해독한 결과 내용은 이러했다.


"어디에 갔다 왔느냐?"
"아무 데도 안 갔습니다."
"도대체 왜 학교를 안가고 빈둥거리고 있느냐?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 너의 선생님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항상 인사를 드려라.
왜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오지 않고 밖을 배회하느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오너라.
내가 다른 아이들처럼 땔감을 잘라오게 하였느냐?
쟁기질을 하게 하고 나를 부양하라고 하였느냐?
도대체 왜 글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냐?
자식이 아비의 직업을 물려받는 것은 엔릴 신께서 인간에게 내려주신 운명이다.
글을 열심히 배워야 서기관의 직업을 물려받을 수 있다.
모름지기 모든 기예 중 최고의 기예는 글을 아는 것이다.
글을 알아야만 지식을 받고 전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너의 형과 동생을 본받아라."<나무위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고전 일리아스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볼 수 있었다.


..ὃ δὲ χερμάδιον λάβε χειρί / Τυδείδης, μέγα ἔργον, ὃ οὐ δύο ἄνδρε φέροιεν / οἷοι νῦν βροτοί εἰσ’· ὃ δέ μιν ῥέα πάλλε καὶ οἶος.

그러자 튀데우스의 아들은 한 손으로 바윗덩어리를 집어 들었다. 요새 사람들이라면 남자 둘이 달라붙어도 옮기지 못할 바위를 그는 힘도 안 들이고, 게다가 혼자서 휘둘렀으니 대단한 일이었다.

일리아스 5권 302-304행, 이준석 譯<나무위키>


부모님의 윗 세대가 지금 우리 부모님을 본다면

요새것들이 힘듦을 모른다고 혀를 쯧쯧 찼을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지 모르는 게 크긴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이들은 더 힘들고 치열하게 사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누려도 되는 걸까라고 생각했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내가 경험이 없어서 그러한 막연한 생각들로 가득했었다.


그 막연한 생각들은 사회생활을 하고 여러 일들을 겪고 여러 일들을 책임을 지고 시행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 힐링되는거가 명확해져 갔다.

싫어하는 것을 피하라는 것이 아니라 싫어 하지만 그 싫음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좋아하는 일을 통해 함께 나아가라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들 역시 윗세대 어른들 역시 젊은 것들이 힘들 줄 모른다는 것도

더 힘듦을 먼저 겪은 자들이 그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바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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