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아저씨가 무서웠다

<다령의 미식 여행일지>

by 고다령

항상 꺼진 거실 불, 꿉꿉한 온도, 검해진 천장시트지

쩍쩍달라붙는 장판 19평~20평 인지 모를 이 집은

여러번 우리가 이사해온 집들 중 나의 초딩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곳이다.


현관문을 열고 좌우로 살피다 보면 항상 어두 컴컴하게 길게 늘어진 뱀이 지나갈것 같은 곳이었다.

다행히 내 시대는 이웃과 인사를 하던 때라서 이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집에 아무도 없을때 마다 티비소리로 집안을 채워 놓았다.


딩동 벨소리가 들리면 깜짝깜짝 놀라서 아무도 없는 것처럼 티비 소리를 줄이는 때만 아니면 말이다.


헬멧을 쓴 남자, 이웃이 아닌 어떤 외딴 남자가 문틈으로 보이게 되면

난 어떻게 하지? 이 질문을 자주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집에 없으면 아이들은 좋아라하며 본인이 좋아하는 배달음식을

부모님이 숨겨놓은 비상금을 기가 막히게 찾아 몰래 먹곤 했을 것이다.

(아! 이러면 엄청 맞아가면서 혼났을 테니 명절에 받은 용돈으로 먹었다고 바꿔야 겠다)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 내가 받은 명절 용돈을 그자리에서 뺏어 가지 않으시지만

조금씩 빌리곤 하셨다. 그리고 항상 +@로 갚아 주셨다.


하지만 나는 배달음식을 먹는 거 보다

집에 있는 것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내가 먹고 싶은게 항상 먹는 반찬이 아니라서

계란 후라이, 계란찜, 국수 등을 시작으로

끼니를 해결해 나갔다.


오히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먹으니 양을 조절하지 못해서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먹다보니 매일 배가 불렀다.


그래서 그런가 항상 나는 마른 애들이 나처럼 살면 살이 빠질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었다.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이 생기고 오늘은 무엇을 해먹어 볼까~ 찾아보는게 나의 낙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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