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이 허물어지더라도
이리로 가까이 와 보세요.
어느 날 저는 마음속에 작고 따뜻한 집을 한 채 지었어요.
그런 날이 있잖아요.
무언가를 시작해 보고 싶은 용기가 마음속에서부터 꿈틀꿈틀,
사소하고 흔하게 느껴지던 일상도 새로운 모험처럼 느껴지는 어느 좋은 날.
마음속에 자리를 펴고 마음 가는 대로 뚝딱뚝딱,
요리조리 만져 보고 두드리다 보니
저를 닮은 창문과 지붕이, 작은 마루와 뒷마당이 빚어졌답니다.
이 집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매일 조금씩 좋아하는 재료를 모아
이 집을 지었어요.
과거에 지었던 집이
많은 상처와 가시를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져 버렸거든요.
하지만 걱정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았죠.
저는 혼자가 아니니까요.
저보다 앞서 세상을 살아내며 가족과 친구들을, 나아가
당신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들을 든든히 품어 준 당신.
당신께서는 당신의 마음속에 저를 위한 자리를 내어 주고
당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과
당신이 만들어 온 세상을 보여 주었어요.
그렇게 당신께서는 내면에 나의 집을 짓는 일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당신의 집을 기꺼이 저에게 내어 줌으로써 알려주었지요.
당신이 온 마음으로 지어 쓸고 닦으며 비춘 집을
보고 느끼고 배우며 저도 오롯이 저만의 집을 지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우리는 서로의 집을 오가며
그 안에서 편히 마음을 놓아두고 쉬어갈 수 있어요.
제가 당신의 품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저의 집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라봅니다.
이제 저는 압니다.
마음속으로 자신을, 그리고 자신을 위한 집을
빚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을요.
나아가 오롯이 나 자신으로 그치지 않고,
세상 밖의 소중한 존재를 품어 내고 지키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서 단단한 기둥으로 뿌리내릴 때,
오래도록 허물어지지 않을
단단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함께
벅차도록 기뻐할 수 있겠지요.
때때로 마주하게 될 삶의 갈림길과 비바람에
오래 방황하거나 헤매지 않길 바라며
춥지 않게, 아프지 않게, 슬프지 않게
이 세상에서 함께 숨 쉬고 있는 저의 기쁨들을
포근히 감싸 안아 지켜 주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오늘도 내일도
마음속에 튼튼한 집을 지어요.
언제나 세상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 둘 수 있는
저를 닮은 집 한 채를요.
훗날 당신께서도 언젠가
오래된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어야 할 때가 찾아온다면
꼭 답장을 보내 주세요.
제가 그 옆에 있을게요.
아, 오늘은 집 짓기 참 좋은 날이네요.
글: Editor 영
마음껏, 신나게, 원하는 집을 지어 보자!
단단하게 나답게 지어 올리는 마음의 집 한 채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하고, 즐거운 상상으로 나만의 집을 지어 보도록 하는 책.
예쁘게 펼쳐지는 미니어처 세상에서 나에게 맞는 재료들을 고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로 집을 꾸며, 바라보고 싶은 곳에 창을 내고, 내 삶을 닮은 단단한 마음의 집을 지으면 문 밖 세상으로 두려움 없이 나설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허물어지지 않는 마음의 견고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집도 최고의 집이 될 수 있다는 사실과 스스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 인생의 주제들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