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ream Mak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rdonSun Feb 05. 2021

8105938 7241814110

2019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 임정광복단 중국 기행을 마치며

  1340 24300012 13390012 11360011 18390015 19320018 11460018 16340011 13300012


  기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다. 아귀같은 밀정들과 승냥이 같은 일본군이 가득한 곳에서 임정요인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그들만이 서로 알 수 있는 뭔가를 사용했기에 밀정과 일본군을 따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뭔가가 나는 암호라 생각했다. 중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이동하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암호를 사용하였는지 궁금해졌다. 이쯤되면 위에 나열된 숫자가 암호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이는 백범 김구선생의 기밀 수행비서였던 김우전 선생이 1945년에 제작한 'W-K암호표'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암호이다. 위 숫자의 의미는 '대한민국 임정광복단'이다.

  독립투사들이 처음 사용했던 암호는 3.1 운동이 한창 번져가던 1919년 3월에 처음 일제에 알려졌다. 중국 하얼빈 역에서 독립투사 중 누군가가 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역내 의자 위에 놓고 간 것을 일본 경찰이 발견한 것이다. 이 문서에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 방위가 아라비아 숫자나 점, 선, 원 등의 기호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것은 바로 암호 해독법이 담겨있던 '암호부'였다. 아래 표가 바로 그 암호부이다. 이를 이용하여 '임정광복단'을 암호문으로 바꾸면 '8105 938 1518 651 312'가 된다.

이때부터 일본은 독립운동가의 암호 사용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일본에 의해 발각될때마다 암호의 문법은 더욱 복잡해져갈 수 밖에 없었다. 암호가 계속 복잡해지다가 1945년 김우진 기요비서가 만든 W-K 암호가 최고봉에 다다른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암호표는 갑작스런 광복과 함께 사용되지 못하였다.


  독립투사들이 사용한 암호에는 크게 순전암호법, 응용암호법이 있다. 순전암호법은 글자를 숫자나 기호로 바꾸는 것이다. 한글은 이 방법을 사용하기에 편리한 문자였기에 상해 임정요인들이 자주 사용했다. 이 중에서 자음만을 바꾸어 암호를 만들어보자. 자음을 차례대로 배열하고, 그 밑에 자음을 꺼꾸로 배치하여 만든 암호가 '픽텃묏좋탚' 이다. 이게 뭔 도깨비 문자인가. 이는 '임정광복단'이란 뜻이다. 자음을 변용하듯이 모음도 변용하면 그럴 듯한 암호가 생성된다. 


암호표 삽입


  응용암호법은 격자의 숫자에 따라 암호를 만드는 격자법이 있고, 원문과 구멍이 뚫린 용지 두 장을 가지고 있다가 원문 위에 구멍 뚫린 용지를 올려 놓아 구멍이 뚫린 부분만을 보는 통공색자법이 있다.  

  우선 격자법을 이용하여 암호문을 만들어보자. '오늘 너의 임무는 동쪽 정자에 있는 광주리를 찾아 춘복 선생님께 단숨이 전달하는 것이다.' 의미가 있는 문장같아 보이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영화에 자주 나오는 방법이다. 이 아무 의미없는 글에 숫자 5라는 것을 이용하면 쉽게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숫자 5의 의미는 다섯 번째를 뜻한다. 즉, 5번째에 있는 글자만을 뽑아내면 '임정광복단'이란 글자가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5자격자법이라는 암호문이다. 몇번째의 글자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0자 격자법'이라 칭한다.

   두 번째, 통공색자법을 이용해 암호문을 만들어보자. 


원리 스캔 자료 삽입



/Caesar cipher는 순전암호법과 3.1운동에 쓰였던 암호부의 방법을 혼합한 것이다. 자음이나 모음을 특정 숫자만큼 이동하여 암호문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음 'ㄱ'을 5번째 글자와 바꾸면 'ㅁ'이 된다. 같은 방법으로 모음 'ㅏ'는 'ㅗ'가 된다. '/



  처음에는 격자법과 통공법을 이용하여 암호문을 만들다가 점차 숫자로 변용될 수 있는 암호문을 만들게 되었다. 숫자는 생활속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것이었고, 다양한 용도로 응용될 수 있기에 발각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모르스 부호는 숫자 밖에 전송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던 모르스 부호를 이용한 전보로 활용하기 위해 숫자로 변용하는 방법을 선호했을 것이다. 또한 숫자는 두드려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감옥에 갖힌 독립투사들은 벽이나 나무 등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독립투사들이 사용한 암호는 아주 많았을 것이다. 대중에게 공개된 W-K 암호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발견된 암호들은 대부분 일본경찰과 밀정에 의해 발각된 것들이다. 발각되지 않은, 세상에 들어나지 않은, 독립투사들이 비밀병기였던 암호가 존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에서 무관심한 사람은 자신의 삶에 참여하지 않으며 역사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나가지 않는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관심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한다. 나는 무관심한 사람이었다.  암호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와 친해지게 되었다./


/그 소중한 독립투사들의 삶과 정신이 무관심으로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 기행을 통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암호라는 화두에 대해 알고 싶어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제목은 지금까지 소개한 암호문 중 하나를 활용하여 만들어봤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한번 풀어 보기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A Farewell Speech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