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AUDACIOUS 09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rdonSun Sep 07. 2016

삭제

입맛

사진을 많이 찍다 보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삭제되는 사진들도 많아진다.

고민하다 지운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무심코 삭제된다.

여름날 파리를 잡는 일보다 더 쉽게 사진은 삭제된다.

그런 사진이 많을수록 좋은 사진도 많아진다.

과연 그럴까?

입맛이 간사한 것처럼 사진도 그렇다.

몇만 원짜리 한정식에 길들여진 입맛은 몇천 원짜리 백반은 음식처럼 보이지 않는다.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진, 예술가의 한 마디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나도 그렇다.

오늘 문득, 수백 장의 사진을 지우다가 이 사진은 지우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만져봤다. 어~! 괜찮네.

안 지우길 잘했어. 스스로 기특 기특. 

삭제하기 위해 찍지 말고 간직하기 위해 찍어야겠다.


이전 08화 커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