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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donSun Mar 08. 2018

사람이 아름다워지는 곳, 네팔

해외체험형 교육봉사활동을 마치고

   네팔에 봉사활동을 지원하며 이곳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안나프루나 등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설산들이었다. 이런 동기로 지원하였다. 물론 봉사활동에도 관심은 있었으나 사실 이 아름답고 멋진 풍광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네팔에서 약 2주 동안 봉사활동과 트레킹을 하며 네팔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더 이상 내 주요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네팔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 첫인상은 잊지 못한다. 생전 처음 와보는 공항이었다. 하지만 처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항 시설이 그리 좋지도 못했고 편리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마치 포근한 어머니의 품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편안했다. 무엇이 이토록 내 마음을 편안하게 했을까.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이 아름다웠다. 네팔이라는 곳에 발을 내딛은 사람은 아름다워졌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스리 부마데비 세컨더리 스쿨 곳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엔 해가 떨어져 어두컴컴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이 몰려와 우리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었고 저마다 가식이 없는 순수한 미소와 함께 손을 모으며 “나마스테”를 외쳤다.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은 네팔을 다시 가고 싶어지게 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다. 봉사하는 내내 즐거웠고 행복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차가운 바닥에 누우면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났지만 전혀 힘들지는 않았다. 내일이면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로 인해 마음껏 웃어보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며 마을을 탐방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을의 특징은 벽이 없다는 것이었다. 너와 나를 구분 짓는 역할을 하는 벽이 없다. 즉, 너와 나를 구분 짓지 않았다. 심지어는 너와 나, 그리고 가축까지도 구분 짓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사람과 사람사이의 벽도 없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눈초리는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나마스테”를 먼저 외쳐주며 낯선 나라에서 온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심지어는 가축들까지도 나와 다른 것을 경계하지 않았다. 수줍어하는 미소를 띠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이는 네팔을 여행하는 내내 곳곳에서 확인하는 풍경이었다. 아이들과 행복했던 시간을 마칠 때가 되었을 때 눈가에 눈물이 촉촉해질 정도로 제법 정이 많이 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펀지가 물을 머금는 것처럼 우리들은 아이들의 마음에 흠뻑 젖어버렸다.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떠나오며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눈을 몇 번이나 돌렸는지 몰랐다. 4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기억될 것인지 궁금했다. 기회가 되면 네팔을 다시 찾고 싶은 이유가 되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문화체험과 트레킹을 하며 네팔 사람들의 생활문화에서 항상 신께 감사하고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것을 가진 것이 행복이 아니라 조금 가지고 있어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네팔은 공기 자체가 다르다. 네팔에 들어서며 공기를 마시는 순간,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 된다. 이것이 네팔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행복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행복중독자를 만드는 네팔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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