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맞는다고 생각해 넉 달 넘게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하고 있는 운동 - 필라테스? 자이로토닉? 소마틱?
아무튼 내가 다니는 센터는 이 모든 것을 내 몸에 맞게 개인 맞춤형으로 도와주는 곳이다.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기에, 마치 인생 재활 치료를 받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운동 중에 내가 유난히 지적을 많이 받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시선 처리’다.
끝까지 보라는 것이 선생님의 주문이다.
20대에 잠깐 다녔던 댄스 학원에서도 손끝을 끝까지 봐야 동작이 예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그런 말을 다시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그 지적이 훨씬 더 전방위적으로 이어진다.
오늘은 공을 던지고 받는 운동을 많이 했다.
공을 끝까지 보면 받을 수 있는데, 나는 꼭 끝까지 보지 않다가 공을 놓친다.
시선을 자꾸 이탈하는 나에게는 이 운동이 딱 맞는 처방이었던 것인지, 누군가에게는 매우 쉬워 보일 이 몇 가지 동작을 하고 나니 땀이 났다. - 달리기를 해도 안 나던 땀이, 공을 던지고 받으니 나는 걸 보면 그동안 쓰지 않던 감각을 써서 그런가 싶다. 땀이 나지 않은 이유는 요즘 유행하는 책 제목대로 '편안함의 습격'이었던 것.
아무리 운동을 해도 땀이 나지 않던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게 되는구나. 안 하던 짓을 하면 된다.
내가 한 운동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날아오는 공에 쓰여 있는 알파벳 읽기
공을 벽에 튕겨서 받고, 다시 던지기
공을 바닥에 튕겨서 받고, 다시 던지기
위의 동작을 오른손으로 왼손으로 번갈아 가면서 하기
그리고 저글링처럼 공 받기 - 고등학교 때 저글링이 특기였던 나는 어디로 갔나. 재활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