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11) -끝-

단편

by 글곰

(11)


책을 보고 있던 얼굴을 들자 꼬마 여자아이의 얼굴이 있었다. 나는 책을 펴 놓은 채로 싱긋 웃었다.


“여긴 어떻게 왔니?”


“버스 타고 왔죠.”


녀석이 똑부러지게 대답하고는 내가 보던 책을 가리켰다.


“그거 무슨 책이에요?”


“아. 이거?”


나는 책을 들어 보였다. 녀석이 제목을 읽더니 얼굴을 찡그렸다.


“내 이름은 콘래드? 이상한 제목이네요.”


“제목은 그렇지.”


나는 인정했다.


“그래도 재미있는 책이란다.”


녀석의 얼굴에 흥미가 일었다.


“가져가서 봐도 돼요?”


“물론이지.”


나는 대답한 후 몸을 일으켰다.


“네가 온 걸 보니 저녁을 먹으러 갈 시간인가 보구나.”


녀석이 쫑알대듯 말했다.


“엄마가 얼른 오래요. 부대찌개 끓여놓았다고.”


“그거 좋지.”


나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딱 맞는 음식이야.”


나는 직원들을 퇴근시킨 후 마지막으로 남아 문단속을 했다. 그동안 녀석은 의자에 기어올라 앉아서는 내가 보던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퇴근할 준비를 끝내자 녀석이 고개를 들고 미간을 모았다.


“좀 어려워요.”


“아직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으니 너무 어려우려나.”


나는 싱긋 웃으며 책을 건네받았다. 그리고는 페이지를 훌훌 넘겨 마지막 부분을 폈다.


“하지만 이 마무리 부분이 정말 멋지단다. 그래서 이 책을 좋아해.”


“그래요?”


“그리고 말이다.”


나는 비밀을 알려주듯 딸에게 속삭였다.


“사실 이 책은 네 엄마가 내게 처음으로 선물한 책이란다.”


아이의 얼굴에 떠오른 흥미 어린 기색을 보면서 나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끝내기엔 이쯤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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