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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 고리 Sep 06. 2022

퇴근 후 카페에서 일을 하는 이유


보통 하루에 커피를 2-3잔은 마신다.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커피의 종류나 그런 것은 잘 모른다. 그저 습관처럼 마실 뿐이다. 이런 내가 굳이 카페를 찾을 때가 있다. 


카페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 장소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연인과의 데이트를 위한 곳, 어떤 이에게는 친구들을 만나는 아지트, 어떤 이에게는 글을 쓰는 작업실, 어떤 이에게는 혼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쉼의 장소 등....            


나에게 카페는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곳이다. 내일 업무를 준비하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이런 일을 하기 위해 퇴근 후 일부러 카페를 찾는다. 집에서 편하게 하면 되지 왜 카페까지 나와 돈을 쓰냐고?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나름 여러 가지이다.             


먼저, 마감효과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6시에 퇴근을 하고 와서 '9시까지만 일하고 들어갈 거야.'라고 생각하고 할 일 목록을 적는다. 내일 수업 준비, 오늘 블로그나 브런치에 올릴 글 쓰기, 책 읽기(오늘은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 이렇게 목록을 적고 하나 하나 해 나가며 나만의 미션을 클리어 해나간다. 카페에서 3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나의 특성을 고려한 계획이다. 나는 카페에 혼자 2시간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한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 그래서 카페에 쉬러 오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다. 쉬러 왔다가 오히려 집에 빨리 가고 싶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카페는 마감효과를 활용하여 일을 효율적으로 끝내기에 너무 좋은 장소가 된다.            

둘째는 집에 있으면 십중팔구는 잠에 들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집에만 오면 너무 피곤하다. 밖에서는 버틸만한데 집은 나를 유혹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침대가 이리 와서 누우라고 유혹하고, 노트북은 자기랑 같이 놀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아이패드는 어떤가? 똑같은 아이패드인데 카페에서 아이패드는 나에게 일을 하기 위한 훌륭한 도구지만, 집에 있는 아이패드는 오늘 못 본 모든 유튜브를 모두 봐야 한다는 목표라도 있는 듯 유튜브 시청을 위한 오락기구로 전락해버린다. 아이패드의 건설적 활용을 위해서라도 카페로 나와야 한다.                


셋째, 집에 있으면 창밖의 하늘이 너무 예뻐서 집중이 안 된다. 책상 앞에는 커다란 창문이 있다. 비 오는 날 창밖의 풍경은 미치도록 아름다운데, 빗소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창밖 풍경은 그저 감상해야 하는 예술 작품이다. 그런데, 비 오는 날만 예쁜 게 아니다. 요즘처럼 하늘이 맑고 구름이 그림처럼 아름다울 때는 책상 앞에 앉아 구름이 움직이는 것을 보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간다. 그러면 '아, 이걸 했어야 했는데...' 라며 후회하는 거다. 이래서 나와야 한다. 카페로.               


나는 자주 카페에 나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이렇게 일을 해야 할 때에는 카페가 제격이다. 맛있는 크로플과 카페라테 한 잔이면 아무리 힘들어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 이 글을 마치면 다음 과제로 넘어가야지. 9시까지는 집에 가야 하니까. 


오늘도 이렇게 나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책과강연 #백일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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