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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Dec 28. 2017

제37화, "계속 글은 써왔어요. 알려지지 않을 뿐"

*경고, 이해하기 힘든 글입니다.

오늘 또한 글이 쓰고 싶어지는 날이다.


잠깐 '또한'에 주목해볼까.


나는 글을 매일 써왔다. 작은 한 문장이라도 휘갈긴다. 그것은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무런 생각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끔 각색한다.


그럼 왜 글을 공개하지 않았나?


아마와 프로의 차이가 아닐까. 만약 내가 돈을 받고 내 감정과 상상력을 팔고 있는 '업자' 즉 프로의 입장이었다면 나는 온점 혹은 쉼표 하나 아끼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에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마추어다. 즉 '나를 표현하는 것'에 자기 방어기재가 아무 복잡하게 깔려있는 지방 덩어리다.


사실 글로 돈을 번다는 것은 꽤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특히 내가 적어대는 이야기는 일종의 파편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 주제의식 보단 의식의 흐름이 먼저란 이야기. 때문에 내 글이 '돈벌이'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더 쉽게 말해볼까. 나는 이 브런치란 곳에서 일기를 쓰기도 했고, 강연용 맥락을 만들기도 했으며, 글쟁이의 다짐 혹은 창작자의 욕구 정도를 집어넣었다. 이 곳은 내게 있어서 창고와 같다.


약 3달 동안, 즉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기간. 나는 개인사가 있었다. 그리고 한층 단단해진 것 같다. 특히 글을 쓰는 부분에 있어선 조금도 망설이거나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무서운 놈'은 아니기에 꽤나 소소하고 물렁물렁한 주제의식이 재밌더라. 


요새의 화두는 <읽혀지지만 널리 퍼지지 않는 이야기>다.


이 명제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아리송하다. 내가 만든 명제이지만 어리석게도 그러하다


내가 최대한 생각해본 결과 위 명제는 '편안함'을 일컫는 말일 듯 하다. 크게 비범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미천하

지도 않은 정도의 이야기가 아마 저 명제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애정결핍'일지도 모르겠다. '유명해지고 싶진 않지만 기억되고 싶다' 정도의 관종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정신없는 글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는 이야기다. 


나는 글을 계속 써왔지만 위와 같은 당혹스러운 명제들이 계속 떠오르기에 공개적일 수 없었다. 스스로 추려낼 정도가 되면 생각을 멈추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이 변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한창 재밌게 글을 써댈 때는 누군가가 읽어주기 위해 써냈다. 누군가가 글을 읽고 댓글 혹은 좋아요를 눌러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쓴 것이었다. 나 조차 내가 그랬던 것을 몰랐지만, 지금 이렇게 쓸 수 있는 건 아마도 '다음 단계'로 넘어갔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글을 쓰다보니 어느덧 머리가 정리가 됐다. 정말 웃긴건 내가 11번째 문단을 쓰기까지 대략 4번의 수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데 20분이나 지났다니. 한심하다.


글 쓰는 행위는 이럴 때 참 즐겁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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