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즐겨보는 네이버 웹툰은 <관계중독>이라는 작품이다. 연재 초반부터 꾸준히 쿠키를 구우면서까지 챙겨본 작품인데, 평범한 학생이었던 설단아라는 여학생이 일진과 어울리며 그 무리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과, 각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보고 있는 게 재미있다. 작가의 연출력이 대단하다 생각하는 작품 중 하나.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냥 문득 '그래, 나도 저때는 그랬지.'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내 세계가 전부였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 관계는 대학교만 들어가도 부서질 그런 관계였고, 사실 지금은 이름조차 생각나는 친구가 없다. 중. 고등학교 유년시절 친구는 단 두 명만 남았다.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대동단결, 끈끈할 것 같지만 지금은 길에서 마주쳐도 그냥 '낯익군.'정도일 뿐 모르는 사람이다.
여자애들은 더욱 그렇다. 반에 30명이 있어도, 40명이 있어도 3-4명으로 이루어진 소수 집단이 있다. 한 반에 40명이 있다면, 거의 10개의 그룹이 있다 보면 된다. 주로 학기 초에 형성되는 그룹핑은 한 번 소속되면 벗어나기도 어렵고, 중간에 다른 곳에 들어가기도 어려웠다. 다만 이제 40이 되는 나이가 돼서 뒤돌아보니, 이런 문화는 단순히 '사춘기'에만 머무르진 않고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문화 같다.
오늘 문득 점심시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혼자 있고 싶더니, 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느끼고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걸까? 이것이 사회화 과정인가?'
말 그대로다. 어린 시절 나는 독립된 멋진 여성을 꿈꿨다. 한 마리의 늑대처럼 사는 내 모습을. 지금도 개인적인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나이 듦에 따라 혼자보다 둘이 낫다는 생각도 하는 나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읽은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라는 책에서, 저자는 '모든 정신과적 문제는 10대 전후반과 20대 전반에 흔히 발견된다. 이 시기에 대학, 결혼, 특히 참전처럼 젊은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는데, 이는 한참 발달 중인 전전두피질 입장에서 보면 최악의 타이밍이다.'라고 말한다. 즉, 뇌는 30대 중반에 모든 회로가 성숙한 균형상태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뇌과학자 입장에서 보면 내 뇌는 지금 가장 성숙한 균형상태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풍부해지고, 타인과 교류하고 싶은 욕망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걸 느끼며 여름과도 같은 날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