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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끼소바

나 혼자 늙고 있었군

by 고로케

낯선 장소를 거닐다 라멘을 먹으러 들어갔다. 목표는 라멘이었는데 누군가 여기는 야끼소바가 최고라길래 냉큼 메뉴를 바꿨다.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뽑아낸 듯 탄탄한 면. 살짝 기름진 야채들. 그 위에 뿌린 마요네즈까지. 섞어먹지 않는다. 음식이 지저분해 보이는 게 싫다. 꼼꼼하게 구역을 나눠 한 입. 아, 느끼하다. 입 안 가득한 느끼함은 절임무로 내려준다.


그렇게 한 입씩 먹다 보면 야끼소바 한 접시가 금세 사라진다. 마요네즈는 추가하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느끼하다.


모두가 은근히 아니라면서 관리를 받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배신감이 들었다. 나 혼자 늙고 있었군. 나이 듦을 피부로 느끼며 야끼소바를 또 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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