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위치 때문인지 지하철을 꽤 많이 타는 편이다. 특히 공덕역을 걷다 보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별생각 없이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다가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이유는 바로 가방에 달린 각양각색의 키링 때문.
특히 길이가 긴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거나 거리가 상당한 환승역을 걸을 때 키링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진짜 탐나는 키링부터 시작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키링까지 그 사연이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이럴 때 나는 본격 추리를 시작한다.
중년 아저씨 배낭에 매달린 때가 잔뜩 낀 맹구 키링을 보면서 '저건 자녀가 준 걸까'라는 생각도 하다가, 할머니 가방에 붙은 핑크색 머리의 만화 캐릭터를 봤을 땐 '대체 저 키링의 출처는 어디지?'라는 생각도 했다.
예전에 인스타인지 유튜브인지 외국인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국 키링에 대한 글이었는데, 본인을 프랑스 여자라고 소개했던 유저는 프랑스에서는 성인이 인형 키링을 달고 다니면 오타쿠 취급을 받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시선 없이 모두가 달고 다니는 문화가 부럽다했다.
따지고 들자면 사실 키링이 1~2년 전부터 유독 유행이라 그렇지, 그전에는 이렇게까지 인형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진 않았다. (몇 년 전에는 깨끗했던 내 모든 가방에도 지금은 인형키링이 모두 붙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한창 유행하는 인형 뽑기 가게가 인형키링 현상을 더 부추기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인형 뽑기 가게는 대한민국 상권 불황을 보여주는 모습이기에 약간 서글프기도 하다.
+) 며칠 전에 본 키링인데, 온몸이 파란 스누피(처럼 생긴 개)가 주황색 옷을 입고 있는 키링을 봤다. 누군가의 가방에 매달렸던 건데 엄청 귀여워서 도대체 무슨 상품인지 찾고 싶은데 구글링을 해도 나오지 않아 슬프다.
++) 요즘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프렌즈 피비의 스멜리 캣이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