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月 3週

by 고로케
매월-한주.jpg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이번 주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사람은 '최강록'이다. 최강록 셰프는 화려하기보다 그의 요리처럼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프로그램에서도 튀지 않고 분위기에 적당히 녹아들어 열심히 하는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최강록 셰프가 일식 전공자라 그런지 몰라도, 나는 그를 볼 때마다 구스미 마사유키(*내가 정말 좋아하는 고독한 미식가 작가다. 모든 음식을 술과 함께 먹어서인지, 볼 때마다 취한 얼굴인데 그게 묘하게 웃기다.)를 떠올렸다. 회사 복지포인트를 소진하려 서점을 기웃거리다 최강록 셰프의 책을 발견했다. 25년도 6월에 발간된 책인데, 그의 인기를 힘입어 지금은 모든 책방 홈페이지에 메인 배너가 걸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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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그의 책을 읽으며 출근했다. 한밤 중 같은 깜깜한 한강을 건널 때도 그의 책과 함께다. 귀가할 때도 그의 책을 읽는다. 저녁노을도 그와 함께하는 셈이다.


책을 읽다 보면 최강록이라는 사람이 더 잘 느껴진다. 진중한 그의 성품과, 음식을 사랑하는 모습, 그리고 아이에게 '음식'이라는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자 하는 아빠의 마음도 느껴진다. 나는 자녀가 없지만, 언젠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온다면 최강록 셰프처럼 아이에게 '맛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


책 중간중간에 최강록 셰프가 그린 그림이 있다. 조악한 소주병부터 시작해, 경양식 돈가스 등 그림이 있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역시 구스미 마사유키다!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나는 워낙 푸드 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 포함 여러 셰프가 이런 책을 좀 많이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칠 때, 우울할 때, 슬플 때, 가끔 이 세 가지 감정이 동시에 찾아올 때 나는 메밀면과 육수를 찾는다. 특히 은은한 육향이 담긴 슴슴한 육수를 들이켜면 내 감정도 슴슴해진다. 마음의 거친 물결이 다시 잔잔한 표면이 되는 것 같다. (요리를 한다는 것, p37)


아직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1/2 정도 읽었다.) 다 읽어가는 것에 벌써부터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책은 아마 오랜 시간 내 책장에 머무를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는 흑백요리사2의 엔딩을 정말 좋아한다. (썸네일로도 만든 저 이미지다.) 최강록 셰프의 저 표정이, 내가 우승자라는 기쁨도 아니고 희열도 아니라 좋다. 가만 보면 덤덤한데, 저 부분을 꽤 여러 번 돌려봤다.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재도전해서 좋았다.'라는 삽입된 멘트와도 잘 어울린다. 볼 때마다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려 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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