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키워드
① 여성 주인공 중심 서사
② 영화적 장면 전개
미시마 유키오의 장편소설 중, 두 번째로 읽는 소설이다. 《나쓰코의 모험》은 이전에 읽었던 《목숨을 팝니다》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 주인공인 게 눈에 띈다.
소설의 주인공인 20대 초반(20살인 거 같다.)의 나쓰코는 표면적으로는 자유를 원하지만, 사회는 틀 안에 그녀를 가두려 한다. 이 책이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 초반에 쓰인 점을 감안하면, 가부장적인 일본 사회에서 '나쓰코'라는 20살 여성이 모험을 하러 여기저기 떠난다는 거 자체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될 수도 있다. 주인공 '나쓰코'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미시마 유키오 본인일 수도 있고, 자기 안의 내재된 억압된 욕망을 자유로운 나쓰코에 투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미시마 유키오가 유년기를 함께 보낸 조모의 이름이 '나쓰코(夏子)'다. 조모는 12살부터 5년간 예의범절 견습 명목으로 친왕 저택에 맡겨졌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소설 속 '나쓰코'를 생각해 낸 건가.(주인공 나쓰코도 제법 부잣집 딸내미처럼 그려진다.) 이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는 없지만, 이름정도는 할머니에게서 따온 건가 싶기도 하다.
《나쓰코의 모험》은 말 그대로 나쓰코의 모험을 다룬다. 보이지 않는 어떤 열정을 찾아다니는 나쓰코는 세상에 이러한 열정을 품은 남자는 없다 생각하고, 수녀가 되기 위해 수도원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말하자면 나쓰코에게 다른 남자들이 보여주지 못한 어떤 '열정'을 보여주는 츠요시를 만나게 된다.
츠요시는 곰에게 여자친구를 잃고, 살인 곰을 찾아다니는 청년이었다. 어떻게 보면 도시에서는 가질 수 없는 다소 특이한 삶의 목표, 그리고 죽음까지 불사하는 그러한 목표가 나쓰코의 마음을 뒤흔든 것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훗날 20대 또래 평범한 남자로 돌아온 츠요시에게서 시시함을 느끼는 나쓰코의 행동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곰'은 문학이나 역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곰이 마늘과 쑥만 먹고 인간 웅녀로 변했고, 웅녀가 결혼해 단군을 낳았다. 어떻게 보면 '곰'은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나쓰코의 모험》에서도 '곰'이 중요한 장치로 등장한다. 츠요시와 나쓰코는 전설의 '살인 곰'을 미친 듯이 뒤쫓는다. 전체 문학이 '곰'에 의해 끌려가고 있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곰'과 '나쓰코'는 욕망과 욕구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기에 어느 정도 비슷하다 보인다. 그리고 그 욕망을 제거하는 인물이 츠요시지만, 사람의 욕망은 사실상 쉽게 제거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래서 나쓰코가 도망간 걸 수도..)
심오하지 않고 재미있다. 그러기에 이 후기를 쓰는데 꽤 생각을 많이했다. 가볍게 읽기에 좋다. 일본 장편소설이 읽고 싶은 분은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