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소년 (미시마 유키오)

by 고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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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키워드
① 1946~1966년 발표작 12편 단편선
② 자전적 소설+실험적 단편 혼합 구성
③ 괴담·판타지·미스터리·풍자 등 장르 다양성

미시마 유키오 단편선 모음집을 읽었다. 미시마 소설의 정점 중 하나인, '우국'은 별도 소설집으로 있는 것이 아닌 단편선 속에 있었다. 그래서 어디서도 '우국'의 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나는 뒤쯤에서 '우국'이라는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① 1946~1966년 발표작 12편 단편선

《시를 쓰는 소년》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선 12종을 모아둔 책이다. 전쟁 말기에 집필을 시작해 패전을 맞이한 '곶 이야기'(1946년)는 이 소설의 첫 번째 소설이다. 처음에 나는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미시마 개인의 이야기인가?' 생각했으나 아닌듯하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미시마의 자전적 소설은 나팔꽃, 의자, 시를 쓰는 소년, 황야에서, 이렇게 네 가지라 한다. 46년부터 66년까지, 거의 20년의 스펙트럼이 있기 때문에 미시마의 생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단편집이다.


② 자전적 소설+실험적 단편 혼합 구성

이 책의 재미는 위에서 언급한 듯, 20년의 세월이 농축됐기 때문 아닐까? 20여 년간 진행된 미시마의 색채와 변화를 맛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밀도 있다,라고 느껴지는 소설들은 대부분 50년대 중후반~60년대 쓰였다. 여러 편의 소설을 쓰며 그의 글쓰기 스킬이 정점에 달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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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에서는 미시마의 자전적 소설도 엿볼 수 있다. 시를 쓰는 소년》이 자전소설+단편소설의 믹스인 걸 몰랐던 나는, 책을 읽으며 이 책 전체가 미시마의 고백 소설인가?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특히, 어머니의 수기를 읽고 쓴 '의자'와 죽은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인 '나팔꽃'은 내면의 고독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기에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만, 위의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읽으려면 《가면의 고백》을 먼저 읽고, 단편선을 읽으면 이해하기에 쉽다. ('의자'의 내용은 《가면의 고백》 속 첫 내용과 맞닿아있다.)


괴담·판타지·미스터리·풍자 등 장르 다양성

《시를 쓰는 소년》이 보다 흥미롭게 느껴졌던 이유는, 이 책의 장르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히나의 집'이나 '표' 같은 소설은 미스터리 괴담식의 이야기인데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시가데라 고승의 사랑'이나 '괴물' 같은 소설도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라 미시마 유키오의 상상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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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우국'은 2015년 신경숙 작가의 표절로 언급이 많이 된 소설이다. 전혀 몰랐던 일이라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나무위키 등을 찾아보니 특정 문단의 내용이 매우 유사해 표절 논란을 넘어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국' 내용을 읽으며, 이것은 미시마 유키오가 쓴 예언 소설인가 싶기도 했다. ('우국' 속 중위는 할복자살을 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끝으로, 그의 평전에 대해 읽어보려 한다. 군국주의를 옹호한 극우 작가인 그를 인간적으로 옹호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처음엔 천왕 숭배로 할복자살까지 하는 게 어떤 미친놈인가 싶어 읽었던 책이, 마인드맵처럼 확장되는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1950~60년대의 일본 문학을 대표한 작가에 대해 궁금하다면 나는 한 번쯤 미시마의 문학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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