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꽂이

전쟁일기 (올가 그레벤니크)

by 고로케


SNS에서 보고, '아 한번 읽어봐야겠다.'생각했는데 6월 초중순에 도서관에 가보니 신간으로 꽂혀 있길래 빌려왔다. 업무 특성상 전쟁, 분쟁, 재난재해 쪽 일을 남들보다 좀 더 유의 깊게 보는 편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올 2월 초쯤 전쟁을 하냐 마냐, 하지 않을 것이다 등 미디어에서 많은 내용을 다뤘다. 전쟁이 나지 않을 거라는 기사가 더 우세했다. 그런데 전쟁이 발발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전쟁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전쟁일기는 그림작가로 유명한 올가 그레벤니크가 쓴 그림일기이다. 각 페이지마다 그녀가 그린 그림들이 있다. 그림이 그녀에게 어떤 평화와 안도를 주었는지는 모르나, 그림 속 내용은 어둡다. '전쟁이 곧 끝날 거다.' '전쟁이 곧 끝나기를.'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와닿았다. 곧 끝날 거라던 전쟁은 4개월째 이어졌고, 심지어 남과 북처럼 될 거라는 기사도 있었다.


얇은 책이지만 큰 울림을 준다. 잠들기 전 평범하게 아파트 대출 이자를 논의하던 부부는, 갑작스러운 폭격 소리에 지하실에 들어가 옴짝달싹하지 못했고 점점 줄어가는 식량을 걱정해야 했다. 엄마이자 아내인 작가는 아이들과 강아지를 데리고 떠났다. 남편은 떠날 수 없었다. 영화에만 나오던 생이별을 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울 수도 없었다. 평소 적십자에 헌 옷을 꾸준히 기부했던 작가는, 하루아침에 기부된 헌 옷을 입어야 하는 난민신세가 되었다. 이 모든 게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전쟁이 끝난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하기는 힘들다. 복구하는 데도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리겠지만, 우선 모두가 다시 집으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부디 전쟁이 끝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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