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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르라제주 Jun 08. 2020

백록담을 닮은 오름_
제주 물영아리

람사르습지 지정 아름다운 오름



무릇 자연의 것이 그러하듯 제주 오름은 난대로 완벽하다. 소박한 오름 하나에도 저만의 이야기와 생리가 있다. 단지 가만가만 존재함으로써 온갖 동식물과 사람을 품어안는다. 오늘은 황소의 시간을 따라 <물영아리 오름>을 거닐어 보자.



물영아리 오름은 한가한 멋이 있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위치해 있다.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의 '영아리'. 이름부터 신비로운 분위기가 녹아난다. 오름 정상에 물이 고인 분화구가 있어 ‘물’이라는 성이 붙었다.



이곳은 산정호수가 있는 제주 오름 중에서도 경관적 가치와 보존 가치가 높은 오름으로 평가받는다. 다양한 희귀 습지 동식물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지난 2007년 물영아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도 지정되었다. 



오름 입구로 가는 길에는 소방목지가 있다. 푸른빛 초원 위에서 시간과 동떨어진 채로 풀을 뜯는 소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입구다. 입구에 들어선 뒤에도 나즉나즉한 목장 돌담을 따라 조금 더 걸어야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디딤목이 가지런한 삼나무 숲길에 당도하면 피톤치드의 상쾌함에 포근히 둘러싸인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계단길과 능선길 2가지가 있다. 계단길은 1시간 30분, 능선길은 2시간이 소요된다. 둘 다 짧지도 쉽지도 않은 코스이나 능선길이 완만해 걷기가 나은 편이다. 능선길로 시작해 계단길로 끝내는 코스를 권한다.



직접 가보니 걷는 맛이 있는 오름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길과 길마다 모습이 확연히 달라 지루하지 않다.  정상으로 가기 전 전망대에 올라 여문영아리오름, 따라비오름의 운치를 감상해보자.



둘레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정상으로 향하는 긴 계단길이 나오는데, 그 길의 끝에서 '산정습지'를 만난다. 열심히 정상에 올랐더라도 습지까지 내려가는 계단길이 또다시 기다리고 있다. 내려갈 때 다리가 조금 후들거릴 수 있으니 단단히 걷는 것이 좋다. 



습지도 산책로처럼 잘 정비해두어서 자연에 담뿍 취해보기 좋다. 습지식물의 향취와 맑은 새소리가 어우러져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기분이다.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끼는 날 찾으면 더욱 아름답다고 하니 방문 시 참고하시라.


 


예비사회적기업 '고르라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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