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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톱을 먹은 쥐 Jul 01. 2021

음성 인터페이스와 퍼소나

인공 저능 디자이너 2

퍼소나 vs 페르소나

Persona를 어떻게 읽고 써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나요? 지금은 '퍼소나'로 정착되었지만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페르소나'라고 읽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에너지파보다는 에네르가 파가 더 셀 것 같지 않습니까? 심리학에서는 '페르소나'라고 읽는 것으로 아는데, UX에서는 미국식 발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습니다. 출판물(퍼소나로 완성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About Face 3)에서도 '퍼소나'로 표기하면서 결론이 난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바꿔가며 해봐도 무엇이 승리했는지 알 수 있네요.


인공지능 퍼소나는?

일반적으로 UX 디자인에서 퍼소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만한 목표 인구 집단 안에 있는 다양한 사용자 유형들을 대표하기 위해 설계된 가상의 인물'을 말하지만, 인공지능과 같은 사용자 상호작용이 가능한 제품에서는 제품 자체의 가상 인물-퍼소나-도 생각해야 합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나, 인공지능으로 구분되는 인간과 상호작용 가능한 가상의 인격을 '인공지능 퍼소나'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인공지능 퍼소나가 왜 등장할까?

인공지능 퍼소나는 많은 분야에서 막연히 기대해오던 미래였을 것입니다. 기업의 의지로 만들어진 브랜드의 대변인, 사고 치지 않는 연예인, 완벽한 점원 등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중화된 지금, 인공지능 퍼소나는 이미 대중의 일상 속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은 스피커에 마음을 털어놓고, 아이들은 스피커와 놀이를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던 제품은 가상의 인격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능이 확장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각자의 브랜드 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받는 알렉사가 맥도날드에 취업한 알렉사로 생각될지(맥도날드>알렉사), 알렉사에게 영혼을 빼앗긴 맥도날드(맥도날드<알렉사)로 생각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 내에서 퍼소나를 구축해놓은 기업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브랜드를 좋아한다'를 넘어서 '브랜드와 친하다'라고 말하게 되지 않을까요?


때문에 어떤 브랜드든 자신의 제품에 타사의 음성 시스템이 침입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차량 내 음성인식 시스템을 시리로 교체한다면 운전자와 교감하는 것은 시리고, 차량은 이동수단의 역할에만 머무를 것입니다. 김첨지가 불행하다 하여도 인력거보다는 운수가 좋지 않겠습니까. 자사의 제품을 사용자와 말하게 하는 것은 단순 기능 추가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인공지능 제품에서 디자이너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공지능 퍼소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고객 응대를 위해 직원의 서비스 교육이 있듯이 고객 응대 업무에 브랜드의 얼굴로서 사용될 수 있고, 그 브랜드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의 등장인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음성 인터랙션을 활용하는 서비스에서 퍼소나의 적용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화에는 상대가 필요하고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그 제품을 인격적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멘탈 모델(사용자가 장치와 구조를 나름대로 해석여 형성되는 모형)을 제공합니다. 사람들은 정교한 밀랍인형보다 말하는 항아리를 더 인격적으로 여길 것입니다. 아무리 기능적인 대화만 이루어지는 구형 음성 인터페이스라도 목소리를 들을 때 어떤 가상의 인물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음성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은 사용자가 어떤 인격과 대화하게  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잘 알아듣는지'는 상향 평준화되었고 '얼마나 똑똑한지'를 빠르게 넘어 이제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비교하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퍼소나)를 창조해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당신의 브랜드에 가장 적절한,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퍼소나가 무엇인지 제안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AI가 왜 주로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더 선호된다'라는 근거로 관성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어디까지 모방해야 할까요? 아니면 인공지능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특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다음의 링크는 중성의 목소리를 가진다고 하는 Q입니다.

http://www.genderlessvoice.com/


당신의 비서는 어디에 있습니까?

페이몬은 비상식량이야
- 여행자

음성(소리)은 방향 정보를 포함합니다. 어떤 공간에 음성 인터페이스를 가지는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구현하려고 한다면, 방향(위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 고객이 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은 물리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객의 바로 옆에서, 아니면 바로 위에서 같은 방향을 보면서 설명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음성인식에서의 퍼소나(Persona)는 무엇인가?

우연한 기회에 박성준 서배너 예술대학(SCAD) 교수님의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부를 요약하자면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우 퍼소나는 '성우의 음색, 답변 Script 및 발성의 Tone & Manner 간 정합을 통한 이미지 투사'로 정의하며, 이는 다음의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Grammar (대표 발화문)

Prompt (답변)

Prosody - Intonation, Stress, Pause (운율)

Interaction - 분기 조건 및 Flow, Policy, Dia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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