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톱을 먹은 쥐 Nov 20. 2021

한국이 저 경쟁 사회라니요?

alook.so 에 올렸던 글

팟캐스트 아메리카노에서 한국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 중 흥미로운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해서인데(장용성 교수의 칼럼), 이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음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환경이라면 능력있는 사람을 승진시키지 않는 회사는 인재가 빠져나가 도태되고 뛰어난 인재를 모아 주요 보직에 배치하는 회사는 승승장구 하겠지만, 경쟁이 어렵지 않으면 인재 확보와 배치에 덜 신경쓴다는 것이죠. 그래서 매니져급에 있어야 할 인재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한국이 가진 문제라고 말합니다.

한국은 국제적으로도 손에 꼽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고 알고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겠으나, 경쟁은 누가 어떤 레벨에서 하는가가 중요하며, 한국은 학생과 사회초년생 레벨에서 대부분의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는것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합리적이나 경쟁이 거의 없거나 생산성과는 관련 없는 방향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대부분의)10대는 치열한 경쟁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우지만 노동강도, 사회적 가치, 직업이 주는 자부심 그리고 임금은 격차도 큰데다 항상 비례하는 것도 아닙니다. 프로필에 적어놓을 만큼 자부심을 주는 좋은 직업은 적으며, 경쟁이 적은(역동성이 낮은)환경에서는 상승하는 방향으로는 이동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냥 경쟁이 아니라 인생의 나머지를 모두 걸고 하는경쟁입니다. 

모두가 불행하기는 하지만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납득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불공정한 사회를 긍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 모든것이 사회의 초입에서 거쳐온 공정(하다고 믿기로)한 경쟁의 결과인 것으로 생각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입시의 불공정함에 대해 사회가 무너지는 것처럼 반응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경쟁은 왜 불행을 가져올까요? 재밌게 게임을 하다보면 가끔 궁금해집니다. 어떤 경쟁은 재밌고, 어떤 경쟁은 불행하게 만드니까요. 경쟁이 목적인 게임에서는 캐릭터를 키울때 공략을 보고 최적의 스탯을 따라 찍어야 하고 조금만 다른것을 하면 '잡캐'가 되어 망한다고 말합니다. 실수로 다른 스탯을 찍었다면 캐릭터를 지우고 새로 키우거나, 재화를 들여 되돌려야 합니다.

현실에서야 다시 태어날수는 없으니 자본(재화)을 가진 사람이나 딴짓이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경쟁에서 최대한 앞줄에 서기 위해 최적의 루트를 따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개인의 선호는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하고싶은것이 없다'는 청소년의 고민은 흔한 것이지만 경쟁을 위한 원동력이 아닌 이상 방해물일 뿐입니다.

게임 캐릭터야 클릭하는대로 행동하는데 불행을 느끼지 않겠지만 사람이 이런 삶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부자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