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원 아이들 이야기 : 3

성실도 재능이지

by 부지런한개미쌤

중학교 시절 내내 전교 10등권을 웃도는 성적을 유지하던 C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원 문을 두드렸다. 국어 학원은 처음이었다. 교과서가 바뀌고 교육과정도 달라진다는데, 잘 해낼 수 있을까—그 불안한 표정이 긴 머리와 안경 사이로 조심스레 전해졌다.


C는 바닐라라테를 항상 들고 나타나는, 처음엔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하지만 수업이 이어지면서 다른 면모들이 드러났다. 애교 있는 성격에, 보기 드문 성실함과 끈기를 가진 여학생이었다.


추운 바람이 매섭던 12월에 학원에 등록했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는 동안 내신 준비를 틈틈이 하며 예비 매삼비와 매삼문을 완독 했다. 이후 고1 마더텅 독서, 문학 숙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과정 속에서 속독 읽기도, 고등 문법 이론도 처음부터 배워나갔다.


이렇게까지 해본 적 없는 국어 공부였지만, C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낯선 것을 마주하고도 한 발 한 발 내딛는 태도는 오히려 담담했고, 그 담담함이 차츰 성장을 이끌었다.


모의고사 성적도 함께 올라갔다. 3월의 첫 시험에서는 3등급이었고, 6월에는 2등급으로 올라섰다. 9월과 10월에는 1등급. 단순히 등급이라는 숫자보다 더 눈에 들어왔던 것은 꾸준한 태도였다.


내신 역시 배신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99.5점을 받아왔다. 실수가 있었지만 그 역시도 다음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는 모습이었다.


2학기가 되어도 그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모의고사 학습을 통한 독서와 문학에 대한 감각도 함께 길러가며, 2학기 중간고사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여전히 조용하지만 단단한 모습으로, C는 정말 바람직한 모습을 지닌 학생의 견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는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 암기가 뛰어나다던가 이해력이 폭발적이라던가 하는 아이는 아니라서 ‘평범한 재능’을 가졌다 말할 수 있다. 근데 과연 이런 성실함을 평범하다 할 수 있을까?


아닐것이다. 누구보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벽돌을 쌓아가는 이 아이를 보며 나는 다시금 확신하게 된다. 노력은 결국 재능을 이길 수도 있음을.


그리고 그 사실을 오늘도 교실 한편에서 묵묵히 증명해 내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