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바쁜지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흐르고 있다. 올해도 세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올해 기록을 뒤적거리다가 4, 5월 경의 이야기를 찾아 써 본다.
하원 하면서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인사하는데,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두 마리가 오셨어.
어린이집에 실습 선생님이 오신 모양이다. 고양이를 '명'이나 '개'로, 꽃을 ‘마리’라고 세는 등, 가끔 세는 단위를 헷갈려한다. 그때마다 알맞은 단위를 알려주면서 이야기하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럴 때면 당황스럽기도 하다. 예전에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세면서 아이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한참 숫자에 관심이 많았을 때였다.
친구들이 다섯 마리 있어.
그때 주변에 있던 그 아이들의 부모가 우리에게 오더니 "언니 오빠들한테 마리가 뭐냐"며 발끈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잘 가르쳐야 한단다. 괜히 엮이기 싫어서 무시하고 말았지만, 아이가 좀 놀라서 속상했던 기억. 부모가 이러니,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만나자마자 나이부터 말하면서 서열 정리하지. 엄마 나이로 하면 내가 한참 많을 텐데 민증 까자고 할걸 그랬나.
부처님 오신 날 아침, 아이는 왜 오늘 어린이집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부처님 생일이라서 안 간다고 하니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손뼉 치며 완창 한 후, 부처님이 누구냐고 묻는다. 누군지 몰라도 축하부터 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부처님은 부엉이 선생님 친구야?
부엉이 선생님은 어린이집에서 숲 체험할 때 오시는 선생님의 별칭이다. 두 분 모두 '부'로 시작하니 친구라고 생각했나 보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 웃을 일이 많다. 아는 게 더 많아지기 전에, 말을 더 잘하기 전에 기록을 많이 남기고 싶다.
그리고 아이가 조금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