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나. 너무 어이가 없다. 안드로메다로 떠난 내 어이를 찾습니다.
어제(10월 10일)부터 20일간의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남북정상회담 저녁에 "눈치 없는" 퓨마가 탈출해서 인터넷 실검 1위를 장식하니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가 열렸다며, NSC 멤버인 국무조정실장 홍남기가 소집되지 않았다고 말해도 그 대답과 상관없이 계속 자기 말만 하는 그 사람. 고양이를 데려온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진태였다.
그의 발언 서두부터 황당하기 그지없다. 지난 9월 18일에 동물원 우리를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오고", 대신 퓨마 새끼만 한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라고 한다.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작은" 동물은 데리고 다녀도 된다는 건가. 이 발언은 차치하고 라도, 그에게 있어 동물은 "가지고 다니는 물건"인가 보다. 내내 "가져왔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영상이나 사진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을, 퓨마와 전혀 비슷하지 않고 아무 상관없는 뱅갈 고양이를 데려와서 뭐 하는 건지. 생명에 대한 낮은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행동이었다.
이번에 퓨마를 공부했다는 김진태. 고양잇과 동물의 기본적인 특징은 공부하지 않았나 보다. 도도하고 사납게 생겼지만 겁이 많은 고양잇과 동물. 오죽하면 동물원 우리를 탈출했던 퓨마 호롱이도 상자 속에서 발견되었을까(상자 속에 있던 큰 고양이 호롱이의 명복을 빌며). 그런 고양이를 숨을 곳 하나 없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철창 안에 가둬두다니. 10분 남짓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고양이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지 너무 끔찍하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여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야 했던 고양이. 우리에 갇혀 있던 퓨마가 불쌍하다면서 고양이를 불쌍하게 만들었다. 차라리 그가 직접 우리에 들어가 우리 체험을 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저 고양이의 상태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동공 확장된 눈, 세워진 귀(일명, 마징가 귀), 낮은 자세. 사방을 경계하며 불안해하는 고양이의 특징이 모두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저 고양이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궁금하다. 이번 질의를 위해 국감 전에 "어렵게 공수"했으며 닭가슴살과 참치를 먹이며 준비했다고 하지만, 어디서 데려왔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제 부정적인 방향으로 화제가 됐으니 막 하지는 않겠다 생각하고 싶지만, 워낙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자꾸 하니 불안하다. 제발 좋은 입양처를 찾아서 잘 살아가기를.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았기를.
예전에 김영삼이 이런 말을 했다. 정치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히는 것이라고. 가끔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정치인을 보면 잊히기 싫어서 저러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이 글을 쓰려고 그의 발언을 여러 번 듣느라, 나도 너무 수고했다.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