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영화 입문하기

고전 영화, 그 예스러운 매력 속으로!

by 고사리


"내 이름은 임옥희구요,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Screenshot (7).png [출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한국영상자료

내가 처음으로 고전영화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1961년 영화 때문이었다. 그 전에는 전혀 고전영화에 관심이 없었고 그런 카테고리 자체를 몰랐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뭐랄까....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흑백 화면으로 잔잔하게 흐르는 영화는 특수효과가 난무하고 화려한 기교가 넘쳐흐르는 현대의 영화들과는 그 시작부터 느낌이 달랐다. 더구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기존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문예영화로 플롯 전체에 문학미까지 더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고전영화 탐험이 시작되었고 몇 년의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 볼 수 있는 고전영화는 거의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고전영화를 보는 것에 처음부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을까?



시대적으로 지금과 다른 인권 문제, 처음에는 힘들다.

처음에 주로 전후 1950년부터 한국영화사의 부흥기인 1960년도의 고전영화를 주로 접하게 되었는데 시대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반 백 년도 전이니 사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장벽이 있었다. 특히 여성 문제에 있어서는 참으로 곤란한 장면이 적지 않게 있고 또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우라던지 차별적인 언어들의 등장은 매번 참고 넘겨야 하는 부분들이었다. - 물론 아주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대중 영상물들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으니 이런 부분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갈 길이 아주 멀다. 또한 이런 문제들은 비단 고전영화들 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지나온 대중 예술작들, 그러니까 소설이라든지 기록물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이니 고전 영화에만 국한 지을 수는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 결론적으로 말을 하자면 이런 시대적 차이와 한계를 이해하고 영화를 접한다면 영화를 감상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제 옛 시절의 고전영화의 매력에 빠져보자.
Screenshot (10).png [출처] <서울의 휴일> 한국영상자료원

시대적 차이를 이해한다면 이제 고전영화를 탐험할 모든 준비는 되었다. 그럼 고전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째, 다름 아닌 시간 여행이다. 1956년 작품인 '서울의 휴일'같은 경우는 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의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위 사진은 그중 하나로서 한국 최초의 5성급 호텔인 조선호텔의 정경이다. 그 앞으로 지프차 지나가고 화면엔 잘렸지만 양산을 쓴 멋쟁이 주인공이 지나간다. 이 외에는 이 영화에는 덕수궁 석조전, 독립문, 남대문 등이 영화에 등장한다. '서울의 휴일'같은 경우는 사료로서도 가치가 굉장히 높은 작품이다. 이처럼 고전영화에는 옛 한국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둘째, 지금보다 현대화되지 않은 옛 시대가 주는 투박함과 단순함 속에 반비례적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순수성에 있다. -이는 지금의 영화를 보는 50년 후의 미래인들도 똑같이 느끼는 부분일 것이다.- 분풀이를 하고 싶은 상대가 있으면 당장에 스마트폰을 켜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거나 온라인에 폭로를 하거나 할 수 없는, 소식을 하나 전하려고 해도 편지와 전보를 통해 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인간 군상이 영화적 플롯에 그대로 녹아져 있다. 그러니까 각 영화마다 연출과 시나리오는 다르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아마 이 글을 보고 몇 편의 고전 영화를 접하시는 분들은 상기 문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가지는 보편성은 반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에 시대의 투박함과 단순함이 녹아 있는 고전 영화를 통해 지금의 내 마음을 들여다보거나 혹은 그로 인해 감화되는 순간 고전영화의 깊은 매력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때로 아주 복잡하고 아주 세련되고 아주 고도화된 시스템보다는 단순함이 주는 미학의 힘도 있으니까. 더구나 요즘은 미니멀리즘이 시대의 새로운 조류로 떠오르는데 이에 걸맞는 것이 고전 영화가 아닌가 싶다.


Screenshot (13).png [출처] <모정> 한국영상자료원

넷째, 매체를 통해 전설처럼 전해 듣던 옛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캡처 이미지는 1957년 <황혼 열차>로 데뷔한 배우 안성기 씨의 영화, <모정>인데 영화 내내 저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의 안성기 씨가 어른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연기를 선사한다. 고전영화에 출연하시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이미 고인이 된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활동을 하시거나 은퇴 후 조용한 말년의 생을 보내시기도 한다. 황정순, 최은희, 신성일, 허장강, 서영춘 등 마치 전설처럼 이야기로만 전해 듣던 옛 고전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중에 하나이다.



그럼 이 고전영화는 어디에서 접할 수 있는 걸까.
Screenshot (11).png [출처] 한국 영상자료원 유튜브 채널 메인 이미지

나는 한국 영상자료원의 유튜브 채널인 한국 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을 이용하기도 하고 한국 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다. 우리 세대들은 유튜브 채널은 포털 사이트만큼 친숙한 사이트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는 로그인을 따로 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시대별, 장르별, 감독별 등으로 잘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 일 것이다.



고사리가 고전영화를 읽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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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를 접할수록 '아, 이건 어딘가에 기록을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혼자만 보고 즐기기엔 참으로 아까운 순간, 장면들이 적지 않으니까. 때로 너무나 엉뚱한 플롯에 무서운 공포영화임에도 혼자 박장대소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런 것도 나만 혼자 감상하지 말고 한 번쯤 기록해 놓고 소개하면 좋겠다 싶었다. 또한 곁가지로 고전영화는 아니지만 예스러운 작품미를 가지고 있는 다른 영역의 작품들도 한번씩 소개를 할까한다.


화려한 CG가 넘치고 세련된 미장센이 가득 담겨 있고 영화의 플롯도 흠잡을 것이 없는 지금의 영화들과는 차원이 다른 옛 고전영화를 소개하는 일이 어떤 여정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주 흥미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럼, 다음 글에서 고전영화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아주 옛날로 돌아가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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