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PD가 이재명캠프의 홍보소통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나 <삼시세끼><꽃보다 청춘>의 나영석 PD가 ‘국민 예능 PD’로 꼽히지만 원조는 김영희 PD였다. ‘쌀집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그는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 <느낌표!-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칭찬합시다> 등 공익적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해 국민적 현상을 일으켰다. 지금 한창 유행하는 ‘관찰예능'도 그가 안착시킨 예능프로그램 제작 방식이다.
김 PD는 가장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한 PD로도 꼽힌다. <느낌표!-아시아 아시아>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의 고향 방문을 주선했고 북한과 합작해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를 제작하기도 했다. MBC가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 가>의 방송 포맷을 중국 후난위성TV에 판매했을 때는 플라잉PD(방송 제작 노하우 전수하는 역할을 맡은 PD)로 현지에 가서 제작을 돕기도 했다. MBC에 사표를 낸 그는 중국에서 직접 투자를 받아 B&R(Blue Frame & Rice House)라는 제작사를 설립했다. 그가 중국에서 직접 제작한 <폭풍효자>가 지난 2월23일부터 방송 중인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김영희 선배와 평양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남북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는데, 김 선배는 방문단의 부단장 격이었고 나는 미관말직의 수행원 입장이었다. 5박 정도 하면서 평양과 묘향산 일대를 두루 방문하고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간부들과 남북 언론인 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이제 별나라 이야기가 되었지만 중국에서 활동하다 귀국했을 때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2016년의 인터뷰다.
<폭풍효자>가 성공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내 성에는 차지 않지만 중국 방송가에선 올해 1분기 프로그램 중에서는 가장 성공적이라고는 한다.
무엇이 성에 차지 않는가?
시청률이 미흡하다. 2%가 조금 안 되는 정도로 나오고 있다. 지난주는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얻지 못한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있다.
무엇이 부족했다고 보는가?
한국식 느린 편집이 생각보다 먹히지 않았다. 우려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은 우리와 편집 스타일이 다르다. 시청자 성향을 내가 충분히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중국 시청자들에게 맞춰가고 있다.
‘관찰예능’은 원래 좀 지켜봐야 하지 않나? 중국 예능프로그램은 우리보다 편집의 호흡이 빠른가?
중국 시청자들은 빠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스토리가 강한 것,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한다. 시즌2에서는 다른 구성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중국 톱스타들을 섭외했다. 황샤오밍은 재산이 1조라는 얘기도 있다. 어떻게 이 스타들을 섭외할 수 있었나?
섭외는 내가 직접 했다. 물론 후난위성TV의 섭외 담당자도 함께 했다. 그가 약속을 잡으면 내가 나가서 직접 만났다. 내가 참여한 중국판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 가>가 히트했기 때문에 내 브랜드 가치가 좀 있었던 것 같다. 중국은 유명 연예인을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매니저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가 연락한 연예인들은 나를 다 만나줬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녹화라 생각하지 말고 평생 가질 수 없는 시간을 부모님과 갖는다'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강요나 미션은 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동안 부모님께 못했던 것 다 하면서 한 번 살아보라고 했다. ‘이런 프로그램이 되겠나?’라면서 걱정하더라. 그래서 나를 믿으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실패할 프로그램은 아예 하지를 않았다고 했다.
함께 촬영해 보니 어땠나?
한국 연예인들과 똑같다. 처음에는 까다롭지만 일단 촬영을 시작하면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성공하기만을 바란다. 감독의 말을 듣고 따라야 순조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얘기하면 경청해 주었다.
음식에도 재료가 중요하다. 프로그램의 재료는 바로 연예인이다. 손발이 잘 맞는 한국 연예인이 그립지 않나?
그립다. 중국 연예인을 너무 모르니까. 한국 연예인은 우리가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그에 맞춰 설계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것이 힘들다. 하지만 중국을 믿어야 한다. 중국의 실력 있는 팀과 합작하는 이유다. 우리가 ‘이런 연예인을 원한다'라고 하면 그들이 리스트업을 해주고 우리가 선택을 한다. 나머지는 운이다. 이미 알고 간 핸디캡이다.
그동안의 합작 방식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들여와서 제작한 것도 아니고 현지 방송사의 하청을 받아서 제작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주도해서 새롭게 제작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는 처음이다.
<폭풍효자>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톱스타가 부모와 함께 고향집에 찾아가서 5박6일 동안 부모를 봉양하는 프로그램이다. ‘하루 세 끼를 직접 봉양한다' ‘부모보다 일찍 일어나서 늦게 잔다' 등 6가지 원칙을 지키며 생활한다. 세트는 30여년 전 집을 그대로 재현한다. 철거 안 되고 있으면 예전 그대로 변형하고 없으면 비슷하게 짓는다. 예전에 가지고 놀던 것이 있으면 다 구해와서 재현한다. 급성장한 나라라서 그런지 지나간 것에 대한 향수가 크다.
중국은 ‘소황제'라는 말이 말해주듯 효의식이 약해지지 않았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중국에서 더 강하다. 중국은 ‘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하는 체면을 중시하는 나라다. 체면에 대한 손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불효자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그들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중점을 두었던 것은 무엇인가?
중국 측에서 4박5일 정도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나 나는 5박6일을 고집했다. 자연스러운 것이 나오기까지는 사흘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처음 이틀은 어색해하고 긴장하고 카메라를 의식했다. 사흘 째부터 편하게 행동했다.
예전 <이경규가 간다 - 양심냉장고> 편에서 장애인이 정지선을 지켜 감동을 주었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그런 장면이 <폭풍효자>에도 있었나?
황샤오밍의 옛집을 갔을 때다. 가운데 마당을 두고 집들이 둘러싼 공동주거구역이었는데 세 평 방에 황의 가족이 살았었다. 30년 전 함께 살았던 이웃 중에서 아직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황샤오밍의 가족이 오자 이들이 옛 사진을 들고 나와서 반기며 인사하는데 방까지 들어가는데 5시간이 걸렸다. 그때 ‘아 상상력은 아무리 풍부해도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반인들이 갖는 진정성의 힘, 사람 간의 정은 어떤 연출보다 강하다. 방송은 인간사회가 가진 그 감동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폭풍효자> 제작비가 엄청났다고 들었다.
말 그대로 우리와 천지차이다. 내가 예능프로그램을 30년 동안 제작했는데 지금까지 쓴 걸 다 합쳐도 이번 프로그램 제작비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5천만 원 협찬에도 PD가 벌벌 떨었는데 여기서는 5억~10억 협찬 정도는 염두도 안 하고 만든다.
어느 정도 규모인가?
한 번 촬영을 하면 300여 명 정도가 움직인다. 선발대가 보름 전부터 가서 장비를 설치하고 준비하는데 이 인원만 100여 명 정도다. 메인 촬영팀이 오면 촬영장 주변 호텔 3~4곳을 통째로 빌린다. 촬영팀 차에 번호를 매기는데 100번이 넘는 경우도 많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300명 식사를 준비할 주방팀을 따로 꾸려서 집 한 채를 빌려서 식당으로 삼았다. 정말 돈을 듬뿍듬뿍 쓰며 촬영을 했는데 아직까지도 정산을 못했다.
한국 측 스탭도 많이 참여했나?
PD들을 비롯해 작가, 촬영, 조명, 미술, 분장, 코디, FD까지 25명에서 30명은 한국 측 스탭이었다. 기본적으로 촬영팀의 4분의 1 정도는 한국팀이었다.
이렇게 중국에서 독립 제작사를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제안도 많았을 것 같다.
방송사 임원으로 들어오라는 제안도 있었고 회사를 더 크게 차려주겠다는 투자사도 있었다. 이런 합작 모형의 독립제작사를 생각한 것은 제작을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백업을 잘해준다. 방송에서 해보고 싶은 것은 전부 다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쌀집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혹시 중국에서 생긴 별명이 있나?
4년 전 처음 프로그램 자문을 위해 중국을 찾았을 때 MBC 특임국장 위치였다. 그래서 ‘진쥐장’으로 불렸는데 아직까지도 승진을 못하고 계속 국장으로 불린다(웃음). 여기서는 ‘진쥐장 슈어(김국장이 이렇게 말했다)’라고 하면 곧 법이다. 토론이 길어질 것 같으면 내가 결론을 내린다. 현장에서 이견이 있을 때 ‘진쥐장 슈어'라고 하면 끝이다.
현장 PD들의 중국 진출을 ‘기술유출'이라고 비난하는 시각도 있다.
글쎄, 나이 경우 오히려 기술을 배우고 왔다. CCTV 80개를 설치하고 별도의 조종실에서 15명이 3교대로 모니터링하면서 통제한다. 카메라는 줌과 팬을 원격 조정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한국에는 없다. 중국에서 먼저 도입해서 구현한 것이다.
그래도 제작 노하우는 많이 가르쳐 주지 않았나?
가르쳐 준 것도 있겠지만 내가 배운 것이 더 많다. 지금 시대는 누가 누구를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시대가 아니다.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시대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PD의 능력이 확장된다.
MBC에서 ‘플라잉PD’로 처음 중국에 파견 보낸 것은 방송 노하우를 가르치라고 보낸 것 아니었나? 그런데 지금은 ‘기술유출'이라고 비난한다.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면 협력이고 남이 하면 유출인가? 왜 움켜쥐려고만 하는가? 도전을 해야 새롭게 발전할 기회가 생긴다. 여기서 얻은 기회를 통해 한국에서 발전할 수 없는 단계에 이미 들어섰다. 축구경기처럼 국가대표 대항전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외주제작사의 위상이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들었다.
중국에서도 약소 제작사는 방송사에 끌려가지만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곳은 대등한 관계다. 어떤 면에서는 우위에 있기도 하다. 계약 조건도 유리하고 저작권도 다 가져간다. 중국이 어떤 지를 직접 봐야 한다. 말만 들어서는 모른다. 기회가 막 주어지는데 어떡해야 하겠나? 어떤 기회를 선택하느냐, 선택한 기회를 어떻게 성공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예능프로그램은 대부분 시즌제로 제작된다고 하던데.
중국의 장점은 전 세계의 모든 시스템 중에서 좋은 것은 다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좋다고 하면 다 들여온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제작 시스템 부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이 사전에 예약되어 있어야 한다. 규모가 커지면 시스템화가 필수적이다. 우리처럼 임기응변으로 해결이 안 된다. 시즌제도 마찬가지다. 우리처럼 우려먹다 약발 떨어질 때까지 질질 끌지 않는다. 중국은 다만 우리보다 제작 노하우가 부족할 뿐이다.
중국의 연출가들을 보면 큰 그림을 그리는데 익숙하고 능한 것 같다.
맞다. 큰 것을 보는 힘은 중국이 강하다. 중국 활동을 하고 한국에 와서 방송인들을 만날 때 은연중에 나에게도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놀라지? 아 이들은 경험을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한국은 디테일이 강하다. 방송은 결국 디테일이다. 시청자는 디테일에서 반응한다. 이런 중국과 우리의 강점을 결합시키면 한 단계 높아진 방송이 가능하다.
북한 진출도 선두였다. 아무도 북한과 예능프로그램을 함께 만들 생각은 못했던 때였을 때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를 만들었다. 북한은 협의를 이끌어내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북한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고 같이 생각하는 것을 걱정하고 두려워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원칙은 간단하다. 그들의 정서를 거스르는 것은 하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면 된다. 그 당시 북한이 원하던 것을 주었던 것처럼 중국이 지금 원하는 것을 주고 중국 정서에 거스르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가?
어떤 분야건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에서 온다. 남이 한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출발점이다. 어디서 한 것 같다는 것은 바로 옆으로 밀친다. 정말로 새로운 것을 하면 어떻게든 길이 열리게 되어 있다.
설득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가수다>에서 중견가수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끌어낸 것도 놀라웠다.
명분이 있고 성공이 확실하다면 설득은 어렵지 않다. 그때는 ‘좋은 가수가 있고 좋은 노래가 있는데 왜 아이돌들에게만 메인 시간대를 내주느냐, 당신들이 설 무대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신들이 경쟁을 좀 해줘야겠다, 대신 나는 프라임타임 편성을 이끌어 내겠다'라고 설득했다.
이번에도 PD 영입을 대규모로 했는데 어떻게 설득했나?
PD들이 좋아하는 것을 핵심만 얘기했다. ‘당신이 한국에서 상상했던 것을 해줄 수 있다. PD로서 그만한 시장이 어디 있겠나, 한 번 해봐라'라고 설득했다.
이렇게 판을 짜고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너무 힘들다. 그냥 이대로 조용히 앉아서 일해도 되는 나이인데 계속 현역으로 뛴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종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가 나를 이렇게 키워줬는데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운동을 한다. 일하듯이 한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못하기 때문이다.
계속 대규모로 PD 영입을 해서 방송가에 ‘김영희 주의보'가 내리지 않을까 싶다.
두 차례 대규모 영입을 했는데 조만간 또 하게 될 것이다. 가을에 새 프로그램이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입은 어렵지 않다. 중국에 가 있는 PD들이 한국 PD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현지 상황을 얘기해 주기 때문에 후보군이 확보되어 있다. 오고 싶어 하는 PD들은 이미 많다.
격세지감을 느낄 것 같다. 일본 방송사에 방송기술을 배우던 세대에서 중국에 방송기술을 전수하는 세대가 되었다. 일본 후지TV에서 연수했던 적이 있다. 그때 무엇을 배웠나?
그때 내가 배워온 시스템으로 우리 방송 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자부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자막을 넣는 것은 극히 일부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일본 방송사에는 스탭이 우리보다 많았다. 우리는 PD와 AD 그리고 스트립터 1~2명이 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PD도 두세 명이고 AD가 7~8명이나 되었고 각자 역할이 나뉘어 있었다.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주장해서 관철시켰다.
그렇게 일본에 배웠던 세대인데 이제 일본을 능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일본 예능보다 한국 예능이 더 통한다. 한국 예능과 일본 예능의 차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방송의 공영성이 담겨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다. 일본 예능은 지금의 종편 예능처럼 제한이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만 허용되는 것들이다. 우리 공영방송 예능은 제한이 많지만 반대로 국경을 넘어갈 때 ‘문화 할인율'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맞다. 중국처럼 제한적이고 경직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는 이미 훈련되어 있다. <폭풍효자>를 제작할 때도 제한적인 상황이 많았지만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우리 방송 프로그램이 굉장히 글로벌한 데는 그런 공영성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우리 방송 프로그램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1년에 한 편 정도 ‘현상급 프로그램'이라는 초대박 프로그램이 나온다. 사회 현상을 일으킬 정도의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 가> <보이스 오브 차이나> <런닝맨>이 여기에 속한다. 이 중 세 개 프로그램이 한국 프로그램이고 두 프로그램 제작에 내가 관여했다. 예전에는 유럽이나 미국 프로그램 포맷에 비해 한국 프로그램 포맷의 신뢰도가 낮았지만 지금은 신뢰도가 높아진 상태다. 덕분에 나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중국 대중문화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이 더 보이는가?
무궁무진하다.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 콘텐츠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이밖에도 게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세상 모든 콘텐츠에 기회가 열려 있다. 실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