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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May 25. 2022

히말라야가 맺어준 인연

인생 2막을 위해 필요한 '여행에서 만난 사이' 


<탁PD의 여행수다>를 진행하는 탁재형PD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랑탕트레킹을 걸으며 찍고 쓴 사진으로 지은 <오르막길: 문재인, 히말라야를 걷다>를 펴냈습니다. 탁PD와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도 기획할 겸 '출판기념 여행설명회'를 만들었습니다. 트레킹 여행은 내년 1월이나 2월 정도에 '어른의 여행클럽/트래블러스랩' 멤버들을 위해 만들어 볼까 하는데, 먼저 길에서 맺은 인연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히말라야 산악가이드인 네팔인 벅타에게 1000달러를 송금했습니다. ‘언젠가’ 있을 히말라야트레킹 예약금입니다. 여행이 우리를 떠난 상황에서 벅타팀이 여행업을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인들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벅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2016년 히말라야 랑탕트레킹을 했을 때 가이드를 했던 사람입니다. 벅타와의 인연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여행을 통한 네트워크 공유’의 좋은 사례인 것 같아 한 번 복기해 보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랑탕트레킹을 동행자는 탁재형(<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과 탁현민 비서관  양정철 전 비서관(현 민주연구원장) 등이었습니다. 현지 트레킹을 진행한 여행사는 한국인과 네팔인이 동업한 곳이었는데 심재철(파쌍) 대표는 안타깝게도 지난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네팔인 가이드가 벅타였는데 이들의 인연에 저도 연관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1) 문재인 대통령이 네팔 트레킹을 가고 싶다고 양정철 전 비서관에게 현지 여행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하자, 양 전 비서관은 탁현민 전 행정관에게 이를 부탁했고, 탁 행정관은 여행 전문가인 탁재형 PD에게 알아봐 달라고 했습니다.


2) 그 무렵 서울혁신파크에서 제가 캠핑 행사를 진행했는데 그때 놀러 온 탁 PD가 네팔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그 행사에 참여했던 파쌍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안나푸르나 코스를 걷고 싶어 했는데 파쌍이 지진 피해를 입은 랑탕지역으로 가준다면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역제안을 해서 그쪽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 트레킹 여행의 현지 진행을 벅타가 하였습니다.


3) 탁현민과 탁재형은 팟캐스트 <최고탁탁>을 할 때 제가 연결해 주었습니다. 희귀성에 나이도 같은데 서로 모르더군요. 최성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실 별로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두 탁은 ‘진행병’이 있어서 주로 이 둘이 이끌고 저희는 따라가는 형국이었습니다.


4) 거슬러 올라가보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탁현민 비서관도 제가 연결해 주었더군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저를 찾아와 추모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때 탁 비서관을 연결해 주었는데 행사 준비를 하면서 탁 비서관과 양 원장이 친해졌습니다(실제 콘서트는 탁의 모교인 성공회대에서 개최). 저는 정치인들과는 ‘불가근 불가원’을 고수하는 입장이라 그 뒤에 특별히 친분이 깊어진 것은 없었습니다.


5) 가장 중요한 인연, 저와 파쌍의 인연도 여행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오지 여행가 김성선 대장이 주최한 논산 트레킹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그때 산악가이드라는 말을 듣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고 싶다고 했는데 2019년에야 성사되었습니다. 파쌍 & 벅타와 함께 ‘문재인 루트’를 참고해서 랑탕 트레킹을 진행했습니다. 



여행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만납니다. 그리고 깊이 만납니다. 그래서 자기와 맞는 사람을 찾아냅니다. 인생의 나머지 절반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살 수 있는 인연을 여행을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출세하고 돈 버는 데는 도움이 안 될 수 있지만 인생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보내는 데에는 도움이 되는 인연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문재인루트와 파쌍루트를 결합해 '문재인-파쌍루트' 트레킹 여행을 진행해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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