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가이드와 MZ세대 가이드의 차이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변한다. 어느 나이까지는 성장하고 어느 나이부터는 성숙한다. ‘사람이 여행이다’는 관점에서 볼 때 여행 가이드는 성숙한 사람이 좋다.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여행은 주로 1차 베이비붐 세대 여행 전문가들과 함께 만든다. 내가 2차 베이비붐 세대니 윗세대 분들과 함께 여행을 만드는 셈이다. 성숙이 부르는 연민 때문이다.
요즘 뜨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MZ세대 들인데, 둘을 비교하면 이렇다. 1차 베이비붐 세대 가이드들은 실력은 좋은데 마케팅 능력은 별로다. 특히 SNS 활용이 초보적이다. 반면 MZ세대 가이드들은 아직 경험은 일천한데 마케팅엔 프로다. 그래서 MZ 세대 가이드들이 각광받는다.
마케팅이 잘된 여행지 중에 가보면 별거 아닌 여행지가 너무나 많다. 이런 곳을 설명하면서, 꼭 가봐야 하고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진짜 현지 전문가들은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그런 콘텐츠 제작자들은 대체로 거기밖에 안 가봤고 그것 밖에 안 먹어봤다고 생각하면 된다.
대학 유머 중에 그런 것이 있지 않나? 누가 가장 아는 척을 하는지. 대체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석사 그리고 박사로 갈수록 자기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에 주목한다. 대학교 2학년이 신입생 앞에 놓고 가장 아는 척을 하는데 여행정보도 비슷하다.
여행은 경험이 곧 실력이다. 왜? 다양한 경험은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해 주고 상황 대처능력도 키워주기 때문이다. 무심함 속에 섬세함이 있는 1세대 가이드를 선호하는 이유다.
아직 일천한 MZ 세대 가이드들을 빨리 독립할 수 있게 해 준 플랫폼은 마이리얼트립과 같은 OTA 그리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채널이다. 마이리얼트립이라는 데이투어 플랫폼이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 주었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이들의 홍보 채널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1차 베이비붐 세대 가이드들이 패키지 쓰루가이드를 할 때 이들은 데이투어를 주로 한다. 하루 두세 시간만 집중해서 일하면 되는데 하루종일 패키지 관광객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여행의 컴플레인은 대부분 숙소와 식사 그리고 장거리 이동에서 나온다. 이런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으니 나라도 이쪽을 선택하겠다(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다).
MZ 세대 가이드들은 사람에 부대끼는 것을 피한다. 진상이라고 부르는 참가자에 대한 태도에서 1차 베이비붐 세대와 갈린다. 진상짓 하는 사람에 대해 MZ세대 가이드는 혐오하고 1차 베이비붐 세대 가이드는 연민한다. MZ가 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윗 세대 가이드들은 그냥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여행이다'라는 철학으로 여행클럽을 만든 입장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는 분들과 함께 여행을 기획하는 것을 선호한다. 보이는 곳에서는 친절하지만 뒤에서 혐오하는 것보다 낫다.
초야에 묻힌 고수가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들의 여행은 별표 흙침대다. 뭐가 좋은지 딱 꼬집어 말하기가 힘들다. 그냥 별이 다섯 개다. 여행으로 인연을 맺을만한 분들이다.
그들에게 좋은 여행자를 소개하는 것도 여행감독의 의무다. 여행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보면, 대체로 지불의사가 더 많은 쪽이 일하기가 편하다. 지불 의사가 없는 정도가 불만의 강도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용으로 턱을 높여 놓으면(그렇게 해도 모객만 된다면) 좋은 여행팀을 꾸릴 수 있다.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비전 중 하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인문여행의 구축이다.
이기영과 함께하는 ‘동유럽 허비학교’
라스트라다정과 함께하는 ‘지중해 허비학교’
를 시작으로 하나하나 구축해 보려고 한다.